▲ 민병헌(왼쪽)과 허문회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선수가 퓨처스리그행을 자진해 감독에게 요청했다. 감독은 그가 경기 외적으로도 필요하다고 판단, 퓨처스리그행을 만류했다.

롯데 주장 민병헌은 올 시즌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민병헌은 올해 타율 0.242(198타수 48안타) 2홈런 12타점 OPS 0.634를 기록하고 있다. 7년 연속 3할, 20홈런을 기록한 민병헌에게 어울리지 않는 기록이다.

성적 고민이 있는 민병헌은 롯데 허문회 감독에게 찾아가 퓨처스리그행을 자처했다고 한다. 허 감독은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앞서 이 사실을 알렸다.

허 감독은 "사실 17일 경기가 끝나고 나서 퓨처스리그에 가고 싶다고 선수가 요청을 했다. 안 된다고 했다. 내 욕심인 것 같다.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민병헌이 이틀 시간을 달라고 했고,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주장으로 압박이 있는 것 같다. 더그아웃 분위기를 잘 이끌어야 하고, 분위기를 잘 맞춰야 한다. 선수가 잘하려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민병헌은 우리 팀 주전이고 기둥이다. 팀 분위기를 생각하며 맞추려다 보니, 본인 야구가 어려웠을 수도 있다. 프로팀 주장은 쉽지 않다. 주장이 이기적이면 개인 성적이 안 좋아질 수도 있다. 그러면 팀이 힘들어진다. 지금 (민)병헌이는 잘하고 있다"며 팀 중심을 잘 잡고 있다고 짚었다.

롯데에 그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허 감독 설명이다. 그는 "주장으로 병헌이가 한 일이 많다. 더그아웃 라커룸 안에서 선수단 분위기를 잘 맞춰줬다. 리더십도 좋다. 야구를 잘하면 좋겠지만, 두 가지 일을 함께 하면 확률이 떨어진다고 본다. 그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그래서 퓨처스리그로 내리지 못했다"며 연신 미안하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이기고 지는 것은 나의 책임인데, 민병헌이 승리욕이 강하다. 그래서 안타까웠다. 책임감이 너무 강하다. 일전에는 다리가 안 좋았는데, 도루 사인이 나지 않았는데 스스로 뛰기도 했다"며 주장 민병헌이 책임감을 조금 덜길 바란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모든 분이 야구에서 결과를 본다. 과정은 잘 보이지 않는다. 과정을 보는 나는 민병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제 잘 풀릴 것 같다. LG전부터 잘 맞은 타구들이 나왔다. 라인드라이브로 잡혔을 뿐이다. 잘 맞은 타구들이 많았다"며 주장이 예전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었다.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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