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언학의 선제골로 잠깐 웃었던 인천 유나이티드 ⓒ연합뉴스
▲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 감독도 관전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올해 프로축구 K리그1, 2(2부리그) 22개 구단을 모두 합쳐 승리를 거두지 못한 팀은 인천 유나이티드가 유일하다. 3무 8패(승점 3점)로 단순 계산으로 놓고 보면 K리그2 꼴찌 안산 그리너스(2승1무7패, 7점)에도 미치지 못한다.

압도적인 꼴찌 인천은 올해 시작 전부터 부침을 겪었다. 췌장암 진단을 받은 유상철 명예감독의 지휘가 불가능, 임중용 수석코치가 태국 전지훈련을 지휘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그 개막이 미뤄진 사이 임완섭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고 임 감독이 중도 사임, 지도력에 공백이 생겼다. 승리 가능한 경기들을 놓치면서 선수단에는 '패배 의식'이 드리워졌다.

유 명예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인천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마땅한 선수 영입이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리그 일정의 40% 가까이 소화 중에도 인천의 승리는 쉽지 않았다. 하필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만난 12라운드 상대로 전북 현대였다.

인천은 경기 전 리허설에서 전광판에 3-0을 새겨 넣었다. 이겨보겠다는 몸부림이었다. 직원들도 숨죽여 그라운드만 바라봤다.

전반 5분 지언학의 선제골이 터지자 경기장은 인천 관계자의 환호로 가득했다. 전북과 만나면 쉽게 지지 않는 인천의 근성이 시작부터 나온 셈이다. 유상철 명예 감독도 조용히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하지만, 잘 버티던 인천은 32분 이승기에게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또, 승점 3점을 허공으로 날릴 위기였다. 기자석 근처의 인천 직원들은 고개를 숙이며 괴로움을 토로했다. 머리를 감싸거나 답답한 마음에 가슴을 살짝 치는 직원도 있었다.

결국, 승리는 오지 않았다. 마지막 역습을 놓치자 탄식이 나왔다. 마스크에 가려졌지만, 인천 프런트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웃을 수 없는 90분이 지났고 또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희망고문으로 하루를 보내는 '생존왕' 인천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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