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마무리 김원중(왼쪽)과 포수 정보근. ⓒ곽혜미 기자
-롯데 김원중, 19일 삼성전 터프 세이브
-첫 10세이브 고지…롯데는 30승 달성
-침체된 분위기 되살린 33구 역투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김원중(27)은 19일 대구 삼성전에서 8회말 2사 후 마운드로 올랐다.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 박진형에게 바통을 넘겨받은 김원중은 김지찬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리드를 지켰다.

이어 롯데가 9회 공격을 무득점으로 마친 뒤 김원중은 다시 마운드를 밟았다. 그런데 출발이 좋지 못했다. 선두타자 구자욱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면서 심리적으로 쫓겼다. 시속 149㎞ 직구가 바깥쪽 낮은 코스로 꽉 차게 들어갔기만, 구자욱이 이를 결대로 밀어치면서 안타를 뽑아냈다.

김원중은 이후 이성곤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140㎞대 중후반의 직구와 130㎞ 전후의 포크볼로 상대의 번트 작전을 효과적으로 무산시켰다.

그러나 후속타자 이학주의 타석 때 구자욱이 2루를 훔치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동점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으로 나간 상황. 위기감을 느낀 포수 정보근은 곧바로 마운드로 올라가 투수를 다독였다. 그리고 김원중은 7구째 몸쪽 스트라이크로 이학주를 삼진 처리했다.

김원중은 이후 대타 이원석과 승부를 어렵게 가져가며 비어있던 1루를 채웠다. 그리고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여기에서 연출됐다. 2사 1·2루 타석으로 들어선 박해민과 승부. 더 이상의 출루를 허용할 수 없던 김원중은 148㎞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 볼 2개로 숨을 고른 뒤 133㎞ 포크볼과 149㎞ 직구로 연속 헛스윙을 끌어내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 롯데 김원중(왼쪽)과 허문회 감독. ⓒ곽혜미 기자
이날의 터프 세이브는 여러모로 의미가 컸다. 일단 김원중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 마무리로 전향한 뒤 맞이한 기록이라 더욱 뜻깊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다가 클로저로 자리를 바꾼 김원중은 올해 23경기에서 2승 무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1.08로 자기 몫을 다하고 있다. 블론세이브가 3개는 있지만, 이를 스스로 잘 극복하면서 붙박이 마무리로서 성장 중이다.

침체된 덕아웃 공기를 살려낸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롯데는 직전 삼성과 1~2차전을 내주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5할 승률까지 다가갔지만, 2연패를 당하면서 29승32패로 처진 상태였다. 그러나 김원중의 터프 세이브로 30승 고지를 밟으면서 같은 날 패한 7위(31승1무32패) kt 위즈를 반게임 차이로 쫓았다.

김원중이 이날 삼성전에서 던진 공은 모두 33개였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수. 이날 경기 전까지 22차례 등판에서 평균 투구수가 15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원중의 역투가 더욱 돋보인 하루였다. 세이브 역시 여느 때와 같은 하나짜리였지만, 그 속으로 담긴 의미는 1승 이상이었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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