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테넷' 포스터.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여름 할리우드 대표작 '테넷'이 결국 개봉을 무기한 연기했다. 판데믹 악재를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워너브러더스는 20일(현지시간) 토비 에머리치 회장 명의의 공식입장을 내고 테넷의 개봉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불행하게도 판데믹이 이어지고 있어 개봉 날짜를 재조정해야 했다"며 "테넷의 2020년 개봉일을 즉시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봉 연기는 우리 영화들의 성공 가능성을 확실히 하기 위한 과정이며, 극장이 안전하게 재개장하는 대로 새로운 콘텐츠들로 우리의 극장 파트너들을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토비 에머리치 회장은 "'전세계 동시개봉하는 전통적 방식대로 '테넷'을 다루지 않을 것"이라며 "곧 나올 홍보 배급 계획에 이같은 점이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넷'과 함께 제임스 완의 공포영화 프랜차이즈 '컨저링3'의 개봉일도 2021년 6월 4일로 밀렸다.

▲ 영화 '테넷'의 크리스토퍼 놀란(왼쪽) 감독고 주인공 존 데이비드 워싱턴.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다크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은 미래의 공격에 맞서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멀티 장르 액션 블록버스터다. 놀란 감독이 여름 극장 개봉에 대한 의지를 내내 피력하면서 코로나로 주저앉은 글로벌 극장을 되살릴 작품으로 세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결국 이는 이뤚지 못했다. 여름 개봉을 준비하고 있던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텐트폴 영화는 '테넷'이 유일했기에, 이로써 올해 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전멸했다.

'테넷'은 당초 할리우드 여름 대목의 정중앙인 7월 17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7월 31일로 개봉이 밀렸고, 2차례 연기 끝에 8월 12일로 개봉일을 발표했다. 이후 '테넷'은 포스터 등 각종 이미지와 영상을 추가 공개하고 한국을 비롯해 각국에서 등급 심의를 받는 등 개봉 준비를 속속 진행했다.

그러나 '테넷'의 본무대나 다름없는 북미 상황 탓에 발목을 잡혔다.. 잡히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극장마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8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증가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과 달리 뉴욕은 7월까지 모든 극장의 영업을 중단한 상태고, 캘리포니아 역시 뉴욕을 따라 극장을 비롯해 술집, 레스토랑, 박물관 등 실내 엔터테인먼트 시설의 영업을 중단하고 폐쇄했다. 그간 업계는 북미 극장 영업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테넷'의 개봉이 밀릴 것이란 예측을 앞다퉈 내놨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극장 등 공연 분야 전문인 MKM파트너스 애널리스트 애릭 핸들러는 이미 '테넷'의 8월 개봉성이 낮으며 빨라도 9월이돼야 북미 극장이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웬스 워싱턴 리서치그룹 애널리스트 더그 크루츠는 2021년 중반까지는 극장이 폐쇄될 것이라는 더 암울한 예상을 내놨을 정도다.

악화 일로인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향후 열흘 간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란 판단 아래 결국 워너브러더스가 '테넷' 개봉일 무기한 연기라는 결정을 내렸다.

▲ 영화 '테넷' 포스터.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부담은 더 있었다. 중국 극장이 코로나19 위험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20일부터 다시 문을 연 가운데, 중국 당국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겠다며 상영 가능한 영화의 러닝타임을 2시간 이내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한국 심의와 함께 알려진 '테넷'이 러닝타임은 150분. 중국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 할리우드 영화를 편집한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놀란 감독이 이를 위해 30분 넘게 작품을 가위질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측이 이어졌다.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 놀란 감독의 전작이 중국에서 크게 흥행했기에 기대를 걸고 있었던 워너브러더스로는 악재가 더해진 셈이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최고 제작비가 추입된 '테넷'은 알려진 제작비만 2억 달러 이상. 인디와이어는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테넷'의 총제작비가 4억 달러에 이르며 글로벌 손익분기점이 8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북미와 중국 등의 극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위험부담이 큰 영화를 개봉하기는 더욱 어려운 법이다.

'테넷'의 한국 개봉일은 오는 8월 12일. 전세계 동시개봉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워너브러더스 측 입장을 감안할 때 북미보다 먼저 한국 등에서 먼저 개봉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측은 '테넷'의 한국 개봉 일정에 대해 "논의중"이라며 언급을 아꼈다.

▲ 영화 '테넷'의 크리스토퍼 놀란(왼쪽) 감독고 주인공 존 데이비드 워싱턴. 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