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 마무리 투수를 놓고 경쟁 중인 김원중(왼쪽)과 조상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KBO리그의 키워드 중 하나는 ‘마무리 수난시대’다. 전체적으로 불펜이 각 구단의 시즌 전 구상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불펜 에이스라고 할 만한 확실한 마무리들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구원왕인 하재훈(SK)과 2위 고우석(LG)을 비롯, 이대은(kt), 이형범(두산), 문경찬(KIA) 등 상당수 팀들의 개막 마무리가 부진에 빠지거나 부상을 당했다. 시즌 마지막에 해당 팀들의 마무리 구도가 어떨지는 지켜봐야겠으나 상당수 팀들이 마무리가 시즌 절반도 버티지 못하고 바뀐 상태다. 

불펜은 사실 3~4년 이상 꾸준하게 활약하기가 쉽지 않은 보직이다. 그래서 버틴 선수들은 큰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런데 이런 선수들마저 올해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원종현(NC)은 14세이브를 기록했으나 평균자책점이 3.67이다. 평생 안 지칠 것 같았던 정우람(한화)과 오승환(삼성)의 평균자책점도 5점대이거나 그에 가깝다. 앞으로 더 나아지겠지만 예전만한 위용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최후의 보루라고 부를 만한 선수가 있으니 바로 조상우(키움)와 김원중(롯데)이다. 개막 마무리 중 크게 흔들리지 않고 꾸준하게 공을 던지고 있는 선수다. 조상우는 20일까지 23경기에 나가 2승1패16세이브 평균자책점 0.73을 기록 중이다. 유일한 0점대 마무리다. 김원중도 23경기에서 2승10세이브 평균자책점 1.08로 선전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풀타임 마무리는 올해가 처음이다. 조상우는 불펜에서 꾸준히 활약했으나 최다 세이브 기록은 지난해 20세이브다. 그나마 지난해에도 팀 사정에 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클로저의 임무를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는 손혁 감독의 낙점을 받았고, 끝까지 마무리로 완주할 가능성이 높다. 

김원중은 지금까지 꾸준히 선발로 뛴 선수다. 올해부터 마무리로 뛰었다. 롯데 마운드 변화의 신호탄이었는데 자신의 몫을 기대 이상으로 해내고 있다. 피안타율(.207), 이닝당출루허용수(0.92) 등 세부 지표에서도 조상우에 밀리지 않는다. 블론세이브를 세 차례 기록하기는 했으나 전반적인 시즌 내용이 불안하지는 않다. 지금까지는 장타를 억제하고 있는 것 또한 긍정적이다. 최고 마무리인 조상우를 현 시점에서 위협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선수다.

조상우는 23경기에서 24⅔이닝, 김원중은 23경기에서 25이닝을 소화했다. 1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는 마무리투수라는 점에서 벤치의 운영 폭이 넓어진다. 앞으로의 관리 가능성도 비교적 긍정적이다. 조상우는 안우진이 셋업맨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조금 더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원중은 시즌 초반부터 허문회 롯데 감독의 철저한 관리를 받은 선수이기도 하다. 올 시즌 최고 마무리의 자리를 놓고 다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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