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째 투수로서의 임무를 잘 수행하지 못한 LG 김대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식상한 표현이지만, 믿을 수 없는 이닝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LG의 7회 수비와 패배였다. 

LG는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9-9로 맞선 9회 로하스에게 끝내기 솔로포를 맞은 끝에 9-10으로 졌다. 스코어만 보면 경기 내내 치열한 접전 끝에 LG가 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다. LG로서는 내상이 너무 큰 경기였다. 

누가 봐도 경기는 무난하게 LG가 가져가는 흐름이었다. 선발 타일러 윌슨이 6이닝 1실점으로 잘 버텼고,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남부럽지 않게 점수를 잘 쌓았다. 2회 오지환의 3타점 2루타, 5회 김민성의 적시 2루타, 7회 라모스의 투런포까지 kt 마운드를 잘 공략했다. 8-1 리드에서 남은 수비 이닝은 세 번이었다.

선발 윌슨이 6회까지 96개의 공을 던지고 내려갔고, 이제 월요일에 쉬어 체력적으로 보충이 잘 된 불펜이 남은 3이닝을 책임질 차례였다. 하지만 LG 불펜투수들의 집단 난조 속에 LG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도 못하고 7점의 리드를 모두 까먹었다. 확률적으로 거의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윌슨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김대현의 임무가 중요했다. 실점 없이 8회로 이어 간다면 말 그대로 kt는 경기를 던져야 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김대현이 흔들렸다. 배정대에게 내야안타를 내줬고, 박경수에게는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장성우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8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LG 벤치는 바쁘게 움직였다. 투수교체를 통해 kt 타선의 흐름을 끊어야 한다는 생각은 명확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좌타자를 잡기 위해 내보낸 최성훈은 대타 조용호에게 볼넷을 내줬고 김민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다시 최동환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최동환이 황재균에 3점 홈런을 맞으며 8-7, 1점차까지 추격 당하는 신세가 됐다.

1점차가 되자 LG는 필승조인 진해수를 올려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진해수마저 로하스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진해수가 강백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자 LG는 유한준 타석에 앞서 가장 믿을 만한 셋업맨인 정우영을 투입했다. 하지만 정우영은 2사 후 배정대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것에 이어 도루로 2루를 허용했고, 천성호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내줬다.

LG 불펜은 7회에만 투수 5명을 투입했다. 그만큼 리드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5명의 불펜투수들이 한 이닝에 38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무려 8실점하며 리드를 내줬다. 벤치의 투수교체 움직임이 크게 잘못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kt의 공격에 불펜투수들이 순식간에 휩쓸려나가며 역전패를 당했다.

LG는 8-9로 뒤진 9회 2사 후 김용의가 극적인 솔로홈런을 치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9회 여건욱이 로하스에게 끝내기 홈런포를 맞았다. 반전은 없었고, LG는 1패 이상의 충격을 안았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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