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점 차 경기를 뒤집는 데 결정적인 활약을 한 이준선. ⓒ 목동, 박성윤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박성윤 기자] 아마추어 야구는 정신력 싸움이다. 만루홈런으로도 뒤집지 못할 경기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집중력을 앞세워 역전승을 일궜다. 순천효천고가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를 상대로 끝내기 승리를 챙겼다.

효천고가 24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 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군산상고와 경기에서 10-9 10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효천고는 오는 26일 경동고와 16강행 티켓을 놓고 대결을 갖는다.

두 팀의 경기는 이틀 동안 진행됐다. 23일 비로 군산상고가 4-3으로 앞선 3회말 2사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24일 재개된 경기에서 효천고는 9회말까지 4-9로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9회말 5점을 뽑는 기적을 만들었다.

군산상고 투수들이 흔들리는 틈에 볼넷을 쌓았고 밀어내기 볼넷과 폭투를 활용해 점수를 만들었다. 군산상고가 투수를 두 번이나 바꾸며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효천고는 전도형, 유용인의 연이은 적시타로 9-9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으로 경기를 끌고갔다.

승부치기로 진행되는 10회말. 효천고는 투수 이준선 희생번트와 이승우의 사구, 허인서의 끝내기 좌전 안타로 길었던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효천고 정진 감독은 "힘든 경기를 했다. 주말리그 경기도 비 때문에 연기가 되고 그래서 선수들이 모두 힘든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생각만큼 선수들 경기력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믿고 기다렸다. 선수들이 믿음에 보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 감독은 정성기라는 이름의 야구선수로 알려져 있다. 효천고를 졸업하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더블A까지 경험했다. NC 다이노스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1군 5경기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를 했다.

정 감독은 "야구를 오래 하면서 이런 상황을 많이 봤다.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이날 경기 수훈 선수로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투수로 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친 이준선을 꼽았다. 이준선은 투수로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투수가 됐고, 타자로는 10회말 결정적인 희생번트를 성공으로 만들며 팀 역전승에 발판을 놨다.

이준선은 "감독, 코치님께서 팀처럼 경기를 해야 이길 수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팀을 위해 하자는 말을 생각하며 경기에 나섰다. 서스펜디드가 되고 3-4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에 나섰는데, 0-0 동점에서 6이닝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섰다.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며 이날 경기 승리 소감을 남겼다.

▲ 순천효천고를 졸업한 이태양. ⓒ SK 와이번스
올해 3학년인 이준선은 프로 입성을 꿈꾸고 있다. 투수와 외야수가 모두 가능한 이준선은 투수로 프로 입단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40km/h 중반대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다. 우리 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SK 와이번스에 있는 이태양 선배님을 롤 모델로 하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경기를 많이 하지 못했다. 첫 대회인 청룡기에서 친구들,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목표로 뛰고 싶다"며 정상에 서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목동,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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