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천고가 24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 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군산상고와 경기에서 10-9 10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효천고는 오는 26일 경동고와 16강행 티켓을 놓고 대결을 갖는다.
두 팀의 경기는 이틀 동안 진행됐다. 23일 비로 군산상고가 4-3으로 앞선 3회말 2사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24일 재개된 경기에서 효천고는 9회말까지 4-9로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9회말 5점을 뽑는 기적을 만들었다.
군산상고 투수들이 흔들리는 틈에 볼넷을 쌓았고 밀어내기 볼넷과 폭투를 활용해 점수를 만들었다. 군산상고가 투수를 두 번이나 바꾸며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효천고는 전도형, 유용인의 연이은 적시타로 9-9 동점을 만들어 연장전으로 경기를 끌고갔다.
승부치기로 진행되는 10회말. 효천고는 투수 이준선 희생번트와 이승우의 사구, 허인서의 끝내기 좌전 안타로 길었던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효천고 정진 감독은 "힘든 경기를 했다. 주말리그 경기도 비 때문에 연기가 되고 그래서 선수들이 모두 힘든 상황에서 경기를 치렀다. 생각만큼 선수들 경기력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믿고 기다렸다. 선수들이 믿음에 보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진 감독은 정성기라는 이름의 야구선수로 알려져 있다. 효천고를 졸업하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더블A까지 경험했다. NC 다이노스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1군 5경기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를 했다.
정 감독은 "야구를 오래 하면서 이런 상황을 많이 봤다.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이날 경기 수훈 선수로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투수로 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친 이준선을 꼽았다. 이준선은 투수로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투수가 됐고, 타자로는 10회말 결정적인 희생번트를 성공으로 만들며 팀 역전승에 발판을 놨다.
이준선은 "감독, 코치님께서 팀처럼 경기를 해야 이길 수 있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팀을 위해 하자는 말을 생각하며 경기에 나섰다. 서스펜디드가 되고 3-4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에 나섰는데, 0-0 동점에서 6이닝 경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나섰다.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며 이날 경기 승리 소감을 남겼다.
올해 3학년인 이준선은 프로 입성을 꿈꾸고 있다. 투수와 외야수가 모두 가능한 이준선은 투수로 프로 입단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40km/h 중반대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다. 우리 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SK 와이번스에 있는 이태양 선배님을 롤 모델로 하며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코로나19 때문에 경기를 많이 하지 못했다. 첫 대회인 청룡기에서 친구들, 동료들과 함께 우승을 목표로 뛰고 싶다"며 정상에 서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목동, 박성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