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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시그널3' 포스터. 제공ㅣ채널A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채널A '하트시그널3'가 씁쓸한 뒷맛을 남기며 종영했다.

'하트시그널3' 출연자들의 과거 사생활이 방송 출연 전부터 온라인상에 논란이 되었지만, 이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 없이 방송을 강행했다. 16회 방송 기간 동안 최저 1.2%(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2.4%의 시청률을 오가며 마지막회 1.8%의 시청률로 마무리되었다.

'하트시그널3'의 출연자들에 대한 논란은 방송을 거듭하며 더해졌다. 첫방송을 앞두고 출연자들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가 공개되자 그 중 한 명인 천안나를 둘러싼 학폭 의혹이 제기됐다. 대학 시절 그리고 직장에서 후배를 괴롭혔다는 내용이었다. 방송을 시작하고서는 이가흔으로부터 과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잇달아 나왔다. 이른바 '버닝썬' 관련자들과 어울렸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김강열은 2017년 주점에서 여성을 폭행해 처벌을 받은 전력이 드러났다. 방송이 끝나갈 무렵에는 임한결의 학력 위조 의혹, 호스트바 근무 의혹이 동시에 나왔다.

출연자 중 4명에 대한 의혹이 방송 기간 내내 불거졌지만, 방송사 측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조치는 없었다. 제기된 의혹이 중대했고, 심지어 김강열은 자신의 폭행 전과를 직접 인정했다. 하지만, 채널A 측은 방송을 앞두고 한 차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을 뿐 이후에는 사과나 유감 표명도 없었다. 해당 출연자의 분량도 덜어내지 않았다. 8명의 출연자 중 절반인 4명이 각종 의혹에 휩싸였지만 채널A 측은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다. 당사자들이 SNS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할 뿐이었다. 채널A가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방송을 강행해야 했다면, 그 이유를 밝히고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순리다. 그러나 해명이나 입장 요청에 귀를 막고 6개월을 버틴 채널A는 종영 후 스페셜 방송까지 내보냈다.

최근 '하트시그널' CP와 담당 PD는 프로그램 종영 후 언론 인터뷰에서 논란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다. 박철환 PD는 "설렘을 전달하고 싶어서 버텼다"며 방송 강행 이유를 댔다. 이진민 CP는 "방송 이후 힘든 일이 있었지만 맷집이 좋아졌달까. 다들 잘 견딘다. 자기만의 진실을 입증하기 위해 분투했다"고 했다.

과연 방송은 어떤 진실을 전달했을까. 폭행 전과가 있는 출연자,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된 출연자, 학력 위조설에 휩싸이고 호스트바 출신이라는 루머가 있는 출연자들을 방송에서 보고 싶지 않다고 호소한 시청자들이 존재하지만, PD들은 이들의 연애가 시청자들에게 주는 "설렘을 전달하고 싶어 버텼다"고 한다.

출연자의 진실을 위해서, 시청자에게 설렘을 전하고 싶어서 방송을 강행했다고 제작진은 밝혔는데, 과연 그럴까? 따져보면 그들이 버틴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것 같다. '하트시그널'은 작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약 한 달 간 촬영을 마쳤고, 편집까지 끝낸 '사전제작 예능'이다. 의혹이 있는 출연자의 분량을 축소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논란이 있다고 분량을 축소시키기엔 8명 중 4명이나 당사자여서 그것도 난감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방송 광고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채널A의 간판 프로그램인 '하트시그널'의 존재는 중요했을 것이다.

경쟁 종합편성채널의 약진도 '하트시그널'을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였으리라. TV조선은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으로 방송사의 새 역사를 썼고, MBN은 200억을 투입해 제작한 '보이스트롯'이 24일 방송분이 11.7%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스카이캐슬' '부부의 세계' 등 명품 드라마를 계속 방송하는 JTBC의 콘텐츠 파워는 두 말할 나위 없다.

'하트시그널' 같은 프로그램은 일반인들의 풋풋한 연애 이야기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두근거리는 연애 감정을 추억하게 해준 것이 사실이다. 반면, 그 두근거림을 유지하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 즉 일반인 출연자의 순수한 이미지가 훼손되었을 때 프로그램의 전제가 부인된다. 채널A는 과연 ‘하트시그널’의 순수함과 설렘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하트시그널4'의 가부가 궁금한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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