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산기가 열렸던 강원도 태백 고원체육관 ⓒ 대한핸드볼협회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스포츠에서도 AI(인공지능)의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막을 내린 제17회 태백산기 전국종합핸드볼대회(이하 태백산기). 태백산기는 매년 강원도 태백에서 초중고 팀들부터 대학, 여자 실업 팀까지 참여해 자웅을 겨루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핸드볼 대회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중계 카메라였다. 대회가 한창 진행 중인 태백 고원체육관에는 일반 중계 카메라와는 모양새가 확연히 다른 카메라 1대가 경기장 가운데에 위치해 있었다. 대한핸드볼협회가 이번 대회 전경기 인터넷 생중계를 위해 도입한 AI 자동중계 카메라였다.

이 카메라에는 렌즈가 1개가 아닌 4개가 달려 있다. 이 4개의 렌즈는 각각 핸드볼 코트를 4개로 나눠 촬영한다. 이후 AI가 공과 사람을 구분해서 자동으로 중계를 한다.

AI 중계의 가장 큰 장점은 돈이다. 중계에 사람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 AI 중계에는 2명의 사람이 붙지만 이는 영상에 들어갈 그래픽과 로고, 점수판 작성을 위해 들어가는 인력이다. 기본적인 중계는 AI가 알아서 한다.

보통 아마추어 대회는 준결승과 결승 경기만 중계가 이뤄진다. 전경기를 생중계하기엔 만만치 않은 돈이 들기 때문이다.

▲ 렌즈가 4개 달린 AI 중계 카메라 ⓒ 대한핸드볼협회
현장에서 만난 대한핸드볼협회 관계자는 "AI 중계는 기존 인터넷 중계에 비해 많이 저렴하다"며 "AI 중계는 일본 핸드볼에서 먼저 시도했다. 우리 쪽에서도 제안이 와서 지난 김천 협회장배 전국중고선수권대회에서 테스트를 해봤다. 부족한 점도 있지만 아마추어 중계에서 이 정도 수준이면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로 대회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던 터라 전경기를 생중계하기로 했다"고 AI 중계를 도입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고 AI 중계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속공같이 공수전환이 빠르게 이어지는 플레이가 나올 때 AI 카메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그대로 있는 문제가 종종 생긴다. 대한핸드볼협회가 앞으로의 아마추어 대회에서 무조건적인 AI 중계가 아닌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하는 이유다.

아직 AI 중계는 완벽하지 않다. 그럼에도 코로나19로 현장에서 직접 관람이 어렵고 TV나 인터넷으로도 보기 힘들던 아마추어 경기들을 생방송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다. AI 중계가 아마추어 스포츠 관람의 접근성을 낮추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되길 기대한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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