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전 악몽에서 탈출한 kt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t는 올 시즌 유독 NC에 약했다. 24일까지 1승8패1무에 머물렀다. NC가 독보적인 리그 선두라고는 해도, kt의 팀 승률도 5할 언저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승률이 너무 떨어졌다.  

선발 로테이션부터 답답했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kt가 “재수가 없다”는 말을 해도 이해할 정도였다. NC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NC는 구창모, 루친스키, 라이트로 이어지는 팀의 스리펀치가 kt전에 자주 걸렸다. kt는 시즌 10경기에서 세 선수 외 이재학을 딱 한 번 만났을 뿐이다. 5선발은 한 번도 구경하지 못했다.

게다가 매번 접전이 이어지고 지니 허탈감은 두 배였다. 10경기 중 무승부를 포함해 7경기가 2점차 이내 승부였다. 24일 수원 NC전에서도 선발 쿠에바스의 호투에 힘입어 2-1로 앞서고 있다 경기 종반 2점을 허용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시리즈에 들어가기 전 “NC전 악몽을 끊자. 이번에는 이기자”는 분위기가 더그아웃을 감쌌던 kt로서는 또 허탈한 패배였다.

그런 kt가 드디어 NC를 꺾었다. 2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팀간 11차전에서 6-2로 이겼다.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부터 시작, 모든 선수들이 “반드시 이긴다”는 강한 투지를 선보인 끝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데스파이네는 초반 난조로 1회에만 40개의 공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6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타선도 5회 베테랑 유한준과 박경수가 1점을 합작한 것에 이어, 6회 4점을 뽑아내며 경기 주도권을 가지고 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NC 중견수 알테어의 실책성 플레이가 중요한 전환점을 제공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황재균의 타구가 중견수 방향으로 떴다. 타구 속도가 빠르지도 않았고, 수비에 충분한 여유가 있는 타구였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알테어가 이 공의 궤적을 놓쳤다. 공을 놓쳤다는 제스처를 취한 알테어는 결국 이를 포구하지 못했고 황재균이 2루까지 살아서 들어갔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1사 2루가 된 것이다.

NC 선발 라이트는 그 다음 타자가 로하스라는 점에서 이 아웃카운트가 대단히 중요했다. 결국 라이트는 로하스에게 볼넷을 내줬고, 강백호에게 2루수 키를 넘기는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결승점을 내줬다.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으나 알테어의 수비 하나가 라이트의 6회 계획을 망친 셈이 됐다.

독기를 품은 kt는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밀어붙였다. 유한준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배정대가 로하스와 강백호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좌중월 3점 홈런을 때리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7회 2사 만루 위기를 정리한 주권, 8회 실점을 최소화한 이보근, 9회 1이닝을 책임진 조병욱 등 불펜 투수들도 최선을 다했다. 6회 결승타로 최근 부진을 끊은 강백호는 8회 1타점 2루타까지 추가하며 감을 끌어올렸다. 

이강철 감독도 경기 후 선수단을 두루 칭찬하며 고마워했다. 이 감독은 "2회 투구 수가 많아졌는데도 데스파이네가 이후 투구 수를 잘 조절하며, 6⅔이닝을 책임져주는 좋은 피칭을 했다. 주권이 만루 위기를 잘 막았고, 이어 나온 이보근과 조현우도 안정감 있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선에서는 배정대의 3점 홈런이 승부를 결정지었고, 강백호가 부담감을 이겨내고 두 번의 적시타를 때려낸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kt로서는 의미가 적지 않은 승리, NC로서는 알테어의 수비 하나가 아쉬운 패배였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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