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개 구단 선수들이 인정하는 올스타급 선수로 성장한 kt 배정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당초 예정대로라면, KBO리그의 6월과 7월은 ‘선택’이 화제가 됐어야 했다. 7월 개막 예정이었던 도쿄올림픽 최종 명단을 정해야 했고, 7월에는 올스타전 투표도 있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것이 사라졌다.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들은 감투를 여러 개 얻을 시즌이었던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가장 아쉬울 만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배정대(25·kt)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보여준 것이 거의 없었던 배정대는,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국가대표급 선수로 성장했다. 올스타 선정은 거의 확실시되는 기록이다. 팬 투표가 아니더라도 감독 추천에서 배정대를 외면할 수는 없다. 

아쉬움은 없을까. 우선 배정대는 태극마크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다. 자신은 아직 한 시즌도 다 보여주지 못한 선수라고 자세를 낮춘다. 배정대는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아직까지는 보여준 시즌이 한 시즌이다. 이름이 나온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면서 “이런 시즌을 3~5시즌 더 보여줘야 국가대표 마크를 달고 경기에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스타는 조금 아쉬움이 있다. 생애 첫 선정이 확실시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배정대는 의젓하게 전체를 바라본다. 그는 “아쉽기는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신다. 내 아쉬움보다는 코로나가 종식돼서 팬 여러분들이 야구장을 찾아주시는 게 더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마음속의 올스타’라고 부르기에는 충분히 가능한 실적이다. 상대 선수들의 평가가 이를 증명한다. ‘스포티비뉴스’가 KBO리그 10개 구단 선수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배정대는 ‘드림 올스타’ 외야수 부문에서 3위에 올랐다. 45표(해당 팀 선수 투표 금지) 중 팀 동료인 멜 로하스 주니어가 38표를 얻어 1위였고, 손아섭(롯데)이 27표로 2위였다. 배정대가 손아섭에 살짝 뒤진 25표로 3위에 올랐다.

비슷한 우타 외야수 자원인 박건우(두산·24표)보다도 한 표를 더 얻었다. 박건우는 국가대표급 선수다. 직접 경기장에서 맞붙는 선수들이 인정한 것이라 더 값지다. 실제 배정대는 9개 구단 선수들의 고른 득표를 얻었다. 뛰어난 수비력과 준수한 주력, 그리고 올해 급성장한 타격까지 두루 인정을 받은 셈이다.

올스타전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경기에 집중하는 배정대다. 6월 들어 타율이 살짝 처지기는 했지만 7월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7월 19경기 타율은 0.333이다. 홈런과 도루 개수도 모두 늘었다. 25일 수원 NC전에서는 2-1로 앞선 6회 결정적인 쐐기 3점포로 팀 승리에 기여하기도 했다. 

배정대는 “자신감도 있었고, 행운의 안타도 나오면서 자신감을 더 붙었다. 경기에 나가 그런 에너지들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올해 전반기를 되돌아보면서 “조금 힘들 때도 있지만, 행복하게 시즌을 보내고 있다. 힘든 것을 모르고 할 때가 많다”고 웃어보였다. 이 정도 활약을 이어 간다면 올스타 타이틀은 내년에도 찾아올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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