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균자책점 부문 집안싸움을 노리는 구창모(왼쪽)와 루친스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선발 로테이션에 확실한 선발투수 5명을 다 채울 수는 없다. 그래서 장기레이스와 단기전 모두 중요한 게 원투펀치다. 원투펀치만 확실해도 버틸 수 있고, 여기에 확실한 스리펀치가 구축되면 승률 5할은 보장되는 게 야구다.

NC의 올 시즌 질주도 그런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불안한 뒷문에도 불구하고 원투펀치와 타격이 확실하다.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선 구창모(23)와 외국인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32)라는 원투펀치가 팀을 이끈다. 구창모(9승)와 루친스키(10승)는 벌써 19승을 합작했다. KBO리그 그 어떤 원투펀치보다 많은 승리다.

세부 내용도 빼어나다. 구창모는 13경기에서 87이닝을 소화하며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99개)에서 리그 선두다. 승률은 여전히 100%다. 루친스키 또한 14경기에서 90⅓이닝을 던지며 10승1패 평균자책점 1.99로 순항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1점대 평균자책점에 압도적인 승률까지 자랑하고 있으니 NC로서는 든든하다.

지난 주말 kt와 3연전에서도 두 선수의 분투는 빛났다. 24일 등판한 루친스키는 빡빡한 경기 내용 속에서도 7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2실점(1자책점)으로 잘 버틴 끝에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26일 등판한 구창모는 비록 불펜 난조로 승리투수 요건이 날아갔으나 올 시즌 최다 투구 수(115개)를 기록하며 7이닝 3실점으로 잘 버텼다. 두 선수가 이렇게 던지는데, 리그 정상급 공격력을 자랑하는 NC는 승률이 떨어질 수가 없다.

시즌이 절반을 향해 가는 가운데 NC는 이제 평균자책점 1위에 도전할 두 명의 선수가 있다. 어쩌면 1·2위를 차지하며 이 타이틀을 집안싸움으로 만들지도 모른다. KBO리그 역사상 동일 팀 소속 선수가 평균자책점 1·2위를 기록한 사례는 단 5번뿐이다. 21세기 들어서는 네 번인데, NC도 한 차례 경험이 있다. 바로 2013년이다.

당시 NC는 찰리가 29경기에서 11승7패 평균자책점 2.48로 1위, 이재학이 27경기에서 10승5패 평균자책점 2.88로 2위를 기록했다. 당시 2점대 평균자책점은 두 선수를 포함해 크리스 세든(SK·2.98)까지 세 명밖에 없었다. 가장 근래에는 2016년 두산(1위 니퍼트, 2위 장원준)이 기록했다.

구창모는 지난해 경험을 통해 많은 성장을 했다. 확실한 패스트볼에 변화구 완성도까지 좋아지면서 승승장구다. 시즌 막판이 관건이지만 최근 기세를 보면 당분간은 호성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루친스키는 지난해보다 훨씬 더 여유로워졌다는 게 이동욱 감독의 설명이다. 이 감독은 "지킬 루틴은 확실히 지킨다. 준비하는 과정들이 좋아졌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잘 챙기고 데리고 다니는 등 확실히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웃었다.

▲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댄 스트레일리 ⓒ곽혜미 기자
하지만 아직 축포를 터뜨리기는 한참 이른 시간이다. 경쟁자들이 호시탐탐 두 선수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애쓴다. 당장 유력한 ‘기록 요격기’가 있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순위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댄 스트레일리(32·롯데)다. 입단 전부터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주목받았던 스트레일리는 27일 현재 15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1.88의 호성적으로 순항하고 있다. 구창모와 루친스키 사이다.

스트레일리는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7을 기록했고 7월 4경기에서의 평균자책점은 0.83에 불과하다. 그만큼 최근 페이스가 가파르다. 시즌 초반에는 승운이 없었으나 7월 5경기에서는 4승을 쓸어담으며 그간의 고생을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에릭 요키시(키움·2.12), 애런 브룩스(KIA·2.54) 등 외국인 투수들도 현재 위치에서 잘 버틴다면 NC 듀오를 저지할 수 있는 선수들로 뽑힌다. 브룩스까지 평균자책점 상위 5명의 선수들은 사실 이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더 좋아지기는 어려워서다. 대량실점, 경기간 기복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최대 현안이 될 만하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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