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단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홈 개막전이 취소된 말린스 파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MLB)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머리가 아프다. 지각 개막도 모자라, 시즌 시작 일주일도 안 돼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끝까지 건강한 팀이 우승”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나온다.

MLB 사무국은 28일(한국시간) 마이애미와 볼티모어의 경기, 그리고 필라델피아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를 취소했다. 마이애미 선수단 내에 코로나19 집단 감염 때문이다. 지난 주말 4명의 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았던 마이애미는 27일 추가 검진 결과 선수와 코치를 합쳐 총 12명으로 확진자가 불어났다. 

당초 홈으로 이동해 볼티모어와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던 마이애미는 필라델피아에 발이 묶였다. 마이애미와 경기를 한 필라델피아도 비상이 걸렸다. 마이애미가 썼던 원정 클럽하우스는 폐쇄된 뒤 방역을 거쳤다. 원정 팀 클럽하우스 관리 인원들이 모두 자가격리됐다. 이 때문에 뉴욕 양키스는 클럽하우스를 관리할 스태프를 모두 대동하고 원정길을 떠나야 했다.

28일 이후에도 경기가 제대로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당장 마이애미는 확진 선수를 빼고, 새 선수들을 수혈해야 한다. 필라델피아도 떨기는 마찬가지다. 경기장에서 확진 선수와 접촉을 한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필라델피아 선수들도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필라델피아 내 감염 상태를 모르는 상황에서 이들과 싸워야 하는 뉴욕 양키스도 신경이 곤두서 있다. 우려했던 대공황의 시작이다.

마이애미뿐만 아니라 이미 타 팀에서도 확진자는 많이 나왔다. 그러나 사무국의 대처가 안일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당장 마이애미는 주말에 확진자가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MLB 사무국은 27일 경기를 정상 진행했다. 시작부터 우려가 있었는데 이는 현실이 됐다. 미국은 이미 확진자와 사망자 수 모두 전 세계 1위다. 확진세는 더 가파르다. 2차 대유행이 시작됐으나 MLB 사무국은 “시즌은 정상적으로 진행한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시즌 판도도 변수다. 이미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하고 시즌에 들어온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선발투수들은 원래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26일 경기에서 7이닝을 넘게 던진 선발투수는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확진을 막는 일이다. 한 선수라도 감염이 되면, 나머지 선수들도 위험하다. 마이애미처럼 집단감염이라도 있으면 전력의 큰 손실을 입는다.

이 때문에 “전력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고, 끝까지 건강을 유지하는 팀이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제아무리 좋은 전력을 갖춘 팀이라도 코로나19에 전력 이탈이 속출하면 정규시즌 레이스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혼란에 빠진 MLB의 자화상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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