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첫 등판에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잠시만요, 이 친구 금요일에 지명타자 아니었나요?”

LA 에인절스 구단 트위터는 27일(한국시간) 오클랜드와 경기를 앞두고 하나의 게시물을 올렸다. 오타니 쇼헤이(26·LA 에인절스)의 투구가 담긴 사진 한 장과 함께였다.

에인절스가 이런 트윗을 한 의도는 명확했다. 오타니의 투타겸업이 다시 시작됐다는 것을 알리는 홍보물이었다. SNS의 내용대로 오타니는 금요일(한국시간 25일) 선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그리고 27일 선발로 출격했다. 지명타자와 선발투수를 오가는 오타니의 매력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 트윗은 경기 시작 1시간도 되지 않아 팬들의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오타니는 27일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5실점했다. 제구가 너무 흔들렸고, 패스트볼의 구속도 예전만 못했다. 무사 만루로 시작해 올슨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칸하에게 2타점 적시타, 그로스먼에게 적시타를 맞은 뒤 강판됐다.

투구 수 30개 중 스트라이크는 15개. 타격으로 계산되는 스트라이크를 제외하면 볼의 개수가 훨씬 더 많았다. 최고 구속도 153㎞ 수준에 머물렀다. 2018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지난해에는 타격에만 전념한 오타니는 재활 끝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것만 확인한 채 쓸쓸하게 경기를 마쳤다.

분노한 팬들은 이 트윗을 조롱했다.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게시물을 작성한 이는 “네, 지금까지는 지명타자가 던지는 것 같네요”라고 비꼬았다. 그 외에도 “그냥 오늘도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게 더 나았다”, “우리는 투수가 필요하다. 왜 검증되지 않은 투수에게 투자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등의 반응이 많은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오타니는 경기 후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며, 다음 등판을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나 보통의 재활 과정처럼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등판을 충분히 소화하지 않은 오타니다. 사실상 시즌에서 재활 등판을 하고 있는 셈인데, 남은 시즌 투구 내용이 어떨지는 지켜봐야 한다. 오타니는 개막 직후 타격도 부진한 상태로 이중고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