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수고 3학년 우완 장재영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어린 선수고 학생이니까요. 미디어의 관심도 신경 쓰였을 것이고, 부담감이 컸을 겁니다."

덕수고 3학년 우완 장재영(18)을 지켜본 한 스카우트의 말이다. 장재영은 28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 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대구고와 32강전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고 고개를 숙였다. 6번 지명타자로 2타석에 나서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고, 1-2로 뒤진 2회말 2사 1, 2루에는 2번째 투수로 나서 ⅓이닝 4사사구 1실점에 그쳤다. 팀마저 7회 2-9로 콜드게임 패하며 대회에서 탈락해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장재영은 대회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스포티비뉴스가 프로 10개 구단 스카우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청룡기 최고 유망주 투표에서 9표를 얻을 정도로 기대가 높았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시속 150km 강속구를 던져 눈길을 끌었고, 올해는 연습경기에서 직구 최고 구속 157km를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서울권 1차 지명 1순위 유력 후보로 떠올랐고, 1차 지명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행이 점쳐졌다. 

그런데 이날은 장재영답지 않은 투구가 나왔다. 20구 가운데 볼이 16개에 이를 정도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한 차례 150km가 나왔고, 120km대 커브를 섞어 던졌다. 장재영의 투구를 지켜본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는 "공을 전혀 눌러주지 못하고 있다", "장재영을 지켜본 이래 최악의 투구가 나온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등판과 함께 8구 연속 볼을 던지며 2점을 내줬다. 2사 만루에서는 박형준에게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했고, 2사 만루 노석진 타석 때는 폭투로 3루주자가 득점했다. 3회말에도 선두타자 오동곤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다음 타자 두정민과 볼카운트 싸움에서 1-0으로밀린 가운데 김효준과 교체됐다. 

스카우트들은 '이제 1경기'라는 점에 더 무게를 뒀다. A구단 스카우트는 "어린 선수라 미디어의 관심에 신경이 쓰였을 것이다. 오늘(28일)을 계기로 장재영이 얻어가는 것은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프로야구의 한 축이 될 재능을 가진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고 이야기했다. 

▲ 덕수고 3학년 3루수 나승엽 ⓒ 한희재 기자
▲ 유신고 3학년 유격수 김주원 ⓒ 한희재 기자

한편 이날은 장재영을 비롯해 서울·경기권 상위 지명 유력 선수들이 여럿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덕수고 3학년 3루수 나승엽(18)은 4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루타 한 개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B구단 스카우트는 나승엽이 1-4로 뒤진 3회초 1사 2루에서 중월 적시 2루타를 때리자 "손목 힘이 정말 좋다"고 감탄했다.


나승엽은 장재영이 키움에 1차 지명될 경우 올해부터 적용되는 전국권 1차 지명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서울권 2, 3순위 두산과 LG는 새 규정에 따라 장재영과 같은 학교인 덕수고 선수를 지명할 수 없다. 롯데 자이언츠가 전국권 지명을 시도하면 나승엽을 선택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유신고 유격수 김주원(18)도 스카우트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제주고와 32강전에 3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11-1 콜드게임 승리에 기여했다. 장안고 3학년 우완 신범준(18)이 kt 위즈 1차 지명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김주원은 2차 상위 지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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