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호하는 대구고 선수들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2개월을 통째로 쉬었어요. 우리 코치들이 가정 방문까지 했다니까요. 선수들 어디 외출 하나 싶어서 감시 아닌 감시를 했죠."

대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28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1만4203명 가운데 48.9%에 이르는 6939명이 대구에서 나왔다. 대구고 선수들에게 합숙과 훈련은 언감생심이었다. 대구고 코치진은 혹여나 어린 선수들이 답답한 마음에 외출했다가 감염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가정 방문을 할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에 나섰다. 

손경호 대구고 감독은 "2개월 정도를 통째로 쉬었다. 전혀 연습을 못 하고 (지난달) 주말리그를 처음 시작할 때는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다 떨어져서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주말리그 성적이 안 좋다. 4승2패로 저조했다. 타자들이 너무 안 터져서 답답한 경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걱정 속에 맞이한 첫 전국대회에서 대구고는 우승 후보 덕수고를 완벽히 제압했다. 대구고는 28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 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덕수고와 32강전에서 7회 9-2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지난 25일 배재고와 1회전에서 4-2로 역전승한 기세를 그대로 이어 갔다. 

투수 2명으로 덕수고 타선을 꽁꽁 묶었다. 선발투수로 나선 3학년 우완 이정수는 2⅓이닝 3피안타 3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고, 2번째 투수로 나선 3학년 우완 서준우가 4⅔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정수는 55구, 서준우는 50구를 던져 두 투수 모두 하루 쉬고 30일 열리는 유신고와 16강전에 나설 수 있다. 

손 감독은 "서준우가 정말 잘 던졌다. 우리 팀 에이스를 맡고 있는데, 정말 침착하게 공을 잘 던졌다. 수훈 선수다. 오늘(28일)은 팽팽하게 가도 서준우를 유신고 경기(16강전)에 안 던지게 하더라도 끝까지 밀고 가려고 했다. (16강에 오르면) 3학년 강성민(우완), 서명현(우완), 이정수에 2학년에도 마무리 할 수 있는 투수들이 있으니까. 서준우를 계속 끌고 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 대구고 손경호 감독 ⓒ 한희재 기자
타선에서는 2학년 두정민이 8번타자 우익수로 나서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으로 활약했다. 리드오프 중견수로 나선 3학년 오동운도 2타점 경기를 했다. 4번타자이자 주장인 3학년 박형준의 100% 출루는 고무적이었다. 박형준은 1타수 1안타 2볼넷 1사구 1타점을 기록했다.

손 감독은 "두정민은 파워 있고 잘하는 선수인데, 주말리그에 너무 헤맸다. 5, 6번은 쳐야 하는데 타순이 내려갔다. 3학년 정의훈, 박형준, 노석진이 해줘야 한다. 박형준은 타율이 1할도 안 되는 4번타자였는데(올해 8경기 타율 0.115 26타수 3안타), 팀 주장이기도 하고 상징적인 선수라 계속 4번으로 기용했다. 박형준이 결국 해줘야 경기가 풀린다. 배재고와 경기 마지막 타석에 처음으로 좋은 타구가 나왔다. 오늘은 100% 출루를 하면서 전화위복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번번이 발목을 잡았던 덕수고를 꺾으면서 팀 사기는 더욱더 올라갔다. 손 감독은 "지난해 전국체전 결승(4-6 패)에서 덕수고에 졌고, 지난해 청룡기(0-5 패)도 덕수고에 졌다. 아이들이 승리욕을 발휘해서 2연패 뒤에 이겼다. 그래서 기쁜 마음이다. 이 기세를 잘 이어서 청룡기에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덕수고를 넘으니 디펜딩 챔피언 유신고다. 산 넘어 산이지만, 대구고의 기세도 대단하다.  

손 감독은 "유신고는 좋은 선수가 많은 팀인데, 투수력은 우리가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투수들이 3점 이내로만 막아주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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