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심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2017년 저지른 불법 사인 훔치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뒤 소속 선수들은 '공공의 적'으로 지목받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휴스턴 선수들에 대한 빈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상대 팀 선수들을 전부 제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벤치 클리어링이 금지됐지만 이 역시 선수들의 감정을 붙잡을 수 있는 수단은 아니었다.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 수면 위로 드러난 뒤로 처음 열린 LA 다저스와 휴스턴의 시리즈에서 결국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

다저스 투수 조 켈리는 29일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 경기에서 6회 불을 붙였다. 다저스가 5-2로 앞선 상황에서 1사 후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몸쪽 깊은 위협구를 던졌다. 2사 카를로스 코레아 타석에서는 주자가 2명이나 있는데도 목 뒤로 빠지는 위협구가 나왔다. 결과는 헛스윙 삼진. 켈리는 코레아를 바라보며 몇 마디 말과 함께 입을 삐죽 내밀며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 

▲ 조 켈리.
휴스턴 선수들의 인내심이 여기서 바닥났다.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주먹을 휘두르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무도 퇴장당하지 않은 채 짧은 벤치 클리어링이 끝났다. 이 과정에서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켈리에게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그대로 잡히기도 했다. 

베이커 감독은 심판에게도 항의했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베이커 감독은 "3볼에서 브레그먼에게 날아온 위협구는 선수 생명을 끝장낼 수도 있는 공이었다. 비슷한 위협구가 몇 개 더 있었다. 우리가 화가 난 점은 코레아가 삼진을 당한 뒤 켈리가 했던 말이다. '나이스 스윙'이라며 비꼬더라. 내가 가장 열받는 건 우리에게만 경고를 줬기 때문이다. 왜 그에게는 경고하지 않나? 그 위협구에서 사태가 시작됐는데"라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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