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강소리. 제공ㅣ윈원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도둑아 도둑아 내 맘 뺏아 간 도둑아/ 잡아 잡아 잡아 잡을래/ 눈물 콧물 쏙 빼고 어디를 도망가려 해/ 미아아안하다고 한마디 하면 끝인가"

역시 '한국산' 좀비였다. 흥겨운 멜로디에 간드러진 콧소리, 어딘가 낯익은 4분의 4박자가 들리니 좀비 떼도 '토종 한국인'임을 자각한 모양이다. 영화 '반도'에서 좀비 떼를 흥분시킨 노래, '사랑도둑' 이다.

'사랑도둑'은 가수 강소리의 8년 전 데뷔곡으로, 영화 '반도' 주요 장면에 삽입된 곡이다. '반도'의 뜨거운 인기로 인해, 삽입곡 '사랑도둑'은 물론, 해당 곡 가수인 강소리도 덩달아 집중받고 있다. 8년 전 나온 노래가 좀비떼도 유인하고, 영화 인기에 힘입어 강소리도 수면 위로 끌어낸 셈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강소리는 지난 21일 '사랑도둑' EDM 버전을 발표하고, 음악방송 무대를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향후 예능 프로그램 등도 계획됐다고. 이러한 섭외 요청으로 인기를 서서히 느낀다는 그는 최근 서울 상암동에서 가진 인터뷰 역시에서도 현재 인터뷰 상황이 신기하면서도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특히 '반도'의 연상호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연신 드러냈다.

"사실 '사랑도둑'은 2012년에 나온 곡인데, 연상호 감독이 영화 '반도'에 고속도로 휴게소 버전으로 쓰셨더라. 처음 제작팀을 통해 제안받았을 때, 어떤 장면에 쓰실지 정말 궁금했다. 그런데 보고 나서, 연 감독이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1000만 감독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웃음). 덕분에 '사랑도둑'이 관심을 받으면서, EDM 버전으로 새로 녹음하게 됐다. 직접적으로 인기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음악방송 VOD 조회수가 아이돌 못지않게 높아서 놀랐다. 또 지인들의 안부 연락도 부쩍 늘었다. 연예면 기사 노출도 그렇고. 연상호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특히 그는 지난 25일 MBC '쇼! 음악중심' 무대에 오른 후, 국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기도 했다. 이날 '쇼! 음악중심'에는 화제의 그룹 싹쓰리가 데뷔 신고식이 공개돼 뜨거운 화제를 모았고, 함께 출연한 강소리에게도 관심이 쏠렸던 것이다. 실제로 이날 프로그램은 올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많은 시청자들의 강소리의 무대를 보고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검색, 강소리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데뷔 처음으로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지상파 음악방송도 처음인데, 첫 무대부터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서 기분이 좋았다. 또 이날 현장에서 비, 유재석과 사진도 찍었다. 다음에 싹쓰리가 트로트를 하게 된다면 여자 피처링을 맡겨주면 좋겠다.(웃음)"

▲ 가수 강소리. 제공ㅣ윈원엔터테인먼트

곡이 영화 '반도'에 삽입된 데 이어, 음악 방송에서는 싹쓰려와 출연해 화제를 연이어 몰고 있는 강소리는 계속해서 상승세 운을 타고 있는 것이 신기하단다. 그러면서도 최근 어머니가 좋은 꿈을 꿨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모님 꿈자리가 좋으면, 꼭 제가 가요제에서 대상을 타더라. 그런데 이번에 어머니가 기막힌 꿈을 꿨다고 하셨다. 또 어머니 친구분 중에서 역술가분이 계시는데, 그분이 최근에 우리 집에 오셔서 딸 잘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더라. 회사 대표도 최근 모친이 꿈에 나왔다는데, 모친이 꿈에 나오면 항상 일이 잘 풀렸다고 하셔서 신기했다."

그는 지금의 상승세가 운이 좋아서라고 하지만, 강소리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그였기 때문에 '사랑도둑'도, 강소리도 재조명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로트에 대한 그의 진심이 마침내 빛을 발한 듯했다. 준비되지 않으면 기회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강소리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 사실 강소리는 2010년 힙합그룹 할로 메인보컬로 데뷔했다. 그러나 회사의 부침으로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고, 그는 2012년 트로트로 전향해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다. 당시 데뷔 곡이 바로 반도의 삽입곡 '사랑도둑'이다.

"그룹으로 데뷔했는데, 잘 안됐다. 그렇게 회사를 옮겼는데 트로트를 제안하시더라. 많이 고민하는 성격이 아니기도 하고, 장르 불문하고 노래를 다 좋아해서 트로트를 시작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너무 만만하게 봤구나 싶더라. 트로트는 기교를 부린다고 맛깔나게 부를 수 있는 장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트로트와 더 정이 들고, 진심이 가더라. 물론 열심히 활동도, 인지도가 쌓이는 것은 아니니까 힘든 적도 있다. 하지만 10년 전 저에게 말할 수 있다면, 열심히 노래 연습하라고 말하고 싶다. 기량을 닦는데 시간과 투지를 쏟았으면 좋겠다고. 처음에 트로트로 전향했을 때, 막 엄청 기쁘게 시작한 것이 아니라 아쉽다. 그래도 9년 동안 트로트를 알아가면서, 내공도 많이 쌓인 것 같다. 물론, 한도 많이 쌓였다. 원래 화는 많은데, 한이 없는 것이 걱정이었다. 그런데 요즘 노래할 때, 한이 나온다. 노래가 더 좋게 들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

▲ 가수 강소리. 제공ㅣ윈원엔터테인먼트

힘든 적도 있었지만 최근 트로트가 큰 사랑을 받으면서 환경도 많이 나아졌다는 그는 '미스트롯'에 출연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하지만 '미스트롯2'에는 지원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사랑도둑'이 영화 '반도' 인기와 함께 큰 사랑을 받았지만, 자신은 이제 정면승부한다는 각오다. 프로그램 인기에 탑승하지 않고, 강소리를 직접 알리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트로트 꿈나무들과 아마추어들을 위해 '미스트롯2' 자리는 양보할 생각이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다른 덕을 많이 봤다. 이제 이 기세 몰아서 정면승부하려고 한다. 사실 트로트 장르에서 2년, 3년 차에 잘 된 가수가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니라도, 연차가 높지 않아도, 열심히 살아오면 될 수 있구나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불리고 싶은 수식어도 없다. 이미자 선생님 소개하면서 수식어로 소개 안하지 않느냐. 저도 수식어가 없는, 그냥 트로트가수 강소리가 되고 싶다.(웃음)"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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