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유희관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유희관(34)마저 흔들리면 두산 베어스 선발진은 더욱더 위태로워진다. 마땅한 대안도 없는 상황이라 유희관의 반등이 절실하다. 

유희관은 3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간 시즌 6차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6실점에 그치며 시즌 6패(6승)째를 떠안았다. 두산은 5-8로 지면서 3연패에 빠졌다. 

최악의 7월을 보냈다. 유희관은 7월 등판한 5경기에서 1승4패, 27⅓이닝, 평균자책점 7.24, 피안타율 0.345에 그쳤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유희관은 타자를 압도하는 공은 아니니까 피안타율은 계속 높았다. 유리한 카운트를 잡지 못하면 타자들이 칠 수 있는 공이다. 제구가 얼마나 되느냐, 체인지업이 얼마나 떨어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유희관이 최근에는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선발 로테이션 2자리에 구멍이 났다. 지난달 초 이용찬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이탈했고, 지난 17일에는 크리스 플렉센이 왼쪽 족부 내측 주상골 골절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용찬의 빈자리는 박종기에 이어 최원준이 채워주고 있지만, 플렉센의 대체 선발로 낙점한 박치국이 어떻게 버텨줄지는 물음표다. 박치국은 올해 롱릴리프 임무는 곧잘 해냈으나 확실히 5이닝을 막아줄 수 있는 투수는 아니다.

기존 선발진이 나서는 경기는 반드시 잡고 가야 하는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제외하면 확실히 1승을 책임질 믿음을 주는 투수가 없는 게 두산의 현주소다. 7월 기록을 살펴보면 알칸타라는 5경기에서 3승, 33이닝, 평균자책점 1.09, 이영하는 5경기에서 2승2패, 28⅔이닝, 평균자책점 4.71을 기록했다. 이영하는 유희관처럼 페이스가 떨어지진 않았지만, 기복을 줄이지 못했다.

아무리 흔들려도 장기적 관점에서 이닝 계산이 서는 기존 선발진은 믿고 갈 수밖에 없다. 그래야 불펜 과부하를 막을 수 있다. 김 감독은 대체 선발투수로 박치국을 낙점하면서 "아직 2군에는 5이닝을 확실히 맡길 투수가 없다"고 냉정하게 이야기했다. 유희관은 최악의 7월을 보내긴 했지만, 30일 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5이닝 이상 마운드에서 버텼다. 최소한의 임무는 다하고 있는 셈이다. 

위태로운 선발진에 긍정적인 요소는 있다. 최원준이 7월 선발 등판한 2경기에서 2승, 10이닝, 평균자책점 0.90으로 활약하며 한시름을 덜어줬다. 플렉센은 29일 깁스를 풀고 본격적인 재활을 시작했다. 앞으로 일주일은 통원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고, 다음주에 재검진을 받으면 구체적인 복귀 시점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플렉센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유희관이 살아나야 한다. 7월 부진은 잊고 8월 등판부터는 전환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상 이탈로 꼬인 선발 운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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