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 제공ㅣCJ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이정재가 색다른 변신을 위해 섬세하게 세공한 킬러 캐릭터의 디테일이 눈을 끈다.

오는 8월 5일 개봉을 앞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영화다.

이정재는 레이 역을 맡아 집요할 정도로 잔혹한 추격전을 펼치는 무자비한 킬러로 활약했다. 특히 기존의 킬러 캐릭터와는 색다른 인물을 만들기 위해 이정재가 직접 덧입힌 소소한 디테일들이 흥미롭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비주얼이다. 누군가의 장례식장에 새하얀 코트를 입고 처음으로 등장하는 레이는 영화 러닝타임 내내 공간을 갈라놓는 듯한 이질적인 스타일링으로 눈길을 끈다. 세피아 톤으로 느껴지는 영화 속 유일하게 형광펜을 칠한 듯 눈에 띄는 컬러감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 제공ㅣCJ엔터테인먼트

이정재는 이에 대해 인터뷰를 통해 "독창적인 캐릭터를 위해 외모에서 강렬함을 끌어올렸다. 개인 스타일리스트와 영화팀이 공동으로 작업하며 구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전방위적으로 구했다. 그 많은 아이템을 모두 한 번씩 테스트 해본 결과 지금의 레이의 모습이 나왔다"며 "과해보일 수도 있지만 그게 자연스러워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의상에 걸맞은 타투도 인상적인 비주얼이다. 레이는 목 전체를 감싸는 타투를 했는데, 디테일을 위해 한 달 넘게 논의를 했다고 한다. 첫 번째 고민은 태국의 무더운 날씨에 액션 신을 찍으며 타투가 지워지면 수정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타투를 하느냐, 마느냐'였다. 고민 끝에 황정민과 태국 현지 스태프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온갖 팁을 동원했고, 이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테스트 분장까지 거쳤을 정도로 공들인 세팅이었다.

이정재는 "이렇게까지 해서 '이 정도면 레이가 타투를 해도 되겠다'가 됐고, 이제 '디자인을 뭘 할 것이냐'는 얘기가 나왔다. 그 때부터 '디자인이나 텍스트에 어떤 의미를 담아야 하느냐' 등 논의가 이어졌다. 결국 '타투를 정교하게 보여주는 신은 없을테니 여기부터 여기까지 했다는 '면적'으로 재미를 주자'고 해서 목에다 하는 걸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스틸. 제공ㅣCJ엔터테인먼트

레이에 대한 캐릭터 전사는 영화 안에서도 극히 제한된 정보만 등장한다. 그 중 그의 무자비하고 비인간적인 잔혹함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특징적인 단어는 '인간 백정'이라는 표현이다. 태국의 한 차고에서는 절도있는 검무같은 단도 액션을 보여주는데, 레이 액션의 하이라이트를 담당하는 명장면이다. 이정재는 이 장면에서 잔혹한 인간 백정에 '광기의 디테일'을 더했다. 아이스 박스 속 얼음을 소품으로 활용한 신이다. 이 역시 이정재가 직접 요구해서 만든 디테일이다.

이정재는 "태국 현지 아이스박스에는 되게 작게 갈린 얼음이 채워져있어서 음료를 꽂아놓는 형태가 대다수였다. '저는 얼음 자체가 작은 덩어리 형태로 되어있는 걸 원한다'고 말씀드렸다"며 해당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직접 공들였던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테이크 아웃잔에 빨대가 꼽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등장하는 신도 눈여겨 봐야 한다. 소품을 이용한 몸동작으로 레이의 면모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정재가 "이렇게 생긴 컵에 빨대가 꼭 있어야 한다"며 연출부에 직접 요청을 했던 설정이다.

이정재는 "인간미라는 건 전혀 없는 맹목적인 추격자로서 그런 비주얼에, 그런 연기 톤에는 작고 눈에 안 보이는 설정이지만 이런 생활적인 요소가 들어가야 전체적인 밸런스가 맞겠구나 생각했다. 작지만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정재가 만든 레이는 이처럼 꼼꼼하게 세팅된 생활형 디테일로 관객들에게 실체화된 섬짓한 스릴을 안기며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신이 생각보다 많진 않지만 나오는 신마다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었던 이유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오는 8월 5일 개봉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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