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 포스터 및 스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영화 '강철비2:정상회담'(감독 양우석, 이하 '강철비2')의 정우성은 일단 분량부터 압도적이다.

2017년 1편 '강철비'에서 치명상을 입은 북한 1호와 함께 남으로 도피한 공작원이었던 그는 '상호보완적 속편'인 '강철비2'에 다시 출연하면서 진영과 처지를 완전히 바꿔버린 모습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제' 역을 맡은 정우성은 사실상의 원톱 주인공이다. 미국 대통령과 북한 위원장, 두 고집불통 사이에 낀 중재자가 된 그는 평화협정을 끌어내기 위해 내내 진땀을 흘린다.

왜 정우성이었을까. 정우성은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 미남 스타이자 난민문제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는 등 정치적 사회적 이슈를 외면하지 않는 배우다. '강철비2' 속 대통령 연기가 더 부담스럽기도 했을 터. 스스로도 캐스팅에 난색을 표한 적 있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양우석 감독은 "제 욕심이었다"며 정우성과 꼭 함께하고 싶었던 두 가지 이유, 그리고 플러스 알파를 밝혔다.

▲ '강철비2:정상회담' 양우석 감독.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첫번째 이유는 '강철비' 시절까지 거슬로 올라간다.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를 두고 판타지로 시작한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반도 문제를 두고 대한민국이 결정권을 가진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그의 냉정한 설명.

"만약 북1호를 우리가 확보하고 있다면? (공격을) 때린다 안 때린다를 두고 대통령과 당선인이 논의할 정도"의 판타지가 '강철비'엔 담겼다. 그는 1991년 냉전 종식에도 한반도는 냉전 구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면서 "분단이 3번째 국면을 맞았다. 미중 대결이 3차대전으로 이어진다면 우리가 2차대전 당시 폴란드 꼴이 난다"고 우려했다.

'강철비'와는 다른 남북구도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는 '강철비2'는 평화회담 체결을 앞둔 한반도가 배경이지만 그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6.25 전쟁 휴전협정조차 스스로 사인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처지를 보여주면서 평화회담의 당사자 역시 북한과 미국으로 설정했다. 정작 스스로 사인할 곳 없는 평화협상을 성사시키느라 애쓰는 한국 대통령 정우성의 모습은 결정권 없는 한국의 처지를 대변한다.

"'강철비2'는 남북한 배우 진영을 싹 바꿔봤다. 남북한이 바꾸어도 변하는 건 없을 것이라는 역설을 말하고자 했다"며 "캐스팅이 연출의 반이라고 하지 않나. 역설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전편에서 북한측 핵심 캐릭터였던 정우성이 한국 대통령이 돼야했던 까닭이다.

▲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 포스터 및 스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감독이 밝힌 두 번째 이유는 정우성 그 자체. 양우석 감독은 "정우성 배우가 그간 보여준 고지식함과 우직함이 제가 그린 한경제와 많이 닮았다"면서 "글을 쓸 때 캐릭터를 설명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데, 이런 배우라면 스스로 모든 걸 설득하고 내러티브로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강철비2'에서는 이런 면이 최대치로 보여졌다"며 만족해 했다.

과연 그것뿐일까. 양우석 감독은 "영화를 보면 아시겠지만, 몇몇 장면을 빼놓고 정우성 배우가 모든 컷에 다 걸린다. '강철비2'라는 영화에선 다른 분은 다 쉬어도 이 분은 못 쉰다. 심지어 청와대 신은 하루에 다 찍었다. 이런 육체적 한계를 시험하는 상황을 견딜 사람은 이 분뿐"이라며 "정배우님도 간파하고 '나를 왜 캐스팅하는지 알겠다'고 하더라"고 눙쳤다.

"영화는 종합 예술이다. 캐스팅 조건에 연기력 인성 체력 내구력 모든 게 포함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분 밖에 없었다."

▲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 포스터 및 스틸.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현록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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