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포수 김준태.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과 지성준 빠진 롯데 안방
-김준태와 정보근 합산 타율 0.189
-갈수록 버거워지는 포수진 운용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7월 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9회초까지 1-3으로 밀렸다. 그러나 마지막 공격에서 이대호의 볼넷과 상대투수 전상현의 2루 송구 실책 그리고 딕슨 마차도의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엮어 2-3으로 따라붙었다.

이어진 무사 1·2루 찬스에서 안치홍은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상황은 1사 1·2루로 바뀌었다. 다음 타자는 포수 김준태. 롯데 허문회 감독은 여기에서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준태를 빼고 내야수 오윤석을 투입했다.

최후의 수단이었다. 롯데는 이미 선발 안방마님 정보근을 7회 김준태와 교체하면서 두 명의 포수 카드를 모두 소진한 상태였다. 그러나 허 감독은 마지막 동점 내지 역전 찬스에서 결단을 내렸다. 만약 경기가 연장으로 흘러갈 경우 다른 야수가 마스크를 써야 했지만, 여기에서 어떻게든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현재 롯데는 김준태와 정보근만으로 올 시즌 안방을 꾸려나가고 있다. 개막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롯데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김준태와 정보근 그리고 나종덕(개명 후 나균안)과 지성준으로 포수진을 꾸렸다. 새로 영입한 행크 콩거 배터리코치의 지도 아래 지난해 안방 부진을 만회하려 했다.

그러나 개막 후 사정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나종덕이 왼쪽 팔목 무상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조기낙마한 이후 투수로 전향하며 이탈했고, 개막 엔트리 경쟁에서 밀려났던 지성준은 최근 사생활 문제로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72경기 출장정지 중징계를 받아 올 시즌 복귀가 불가능해졌다.

▲ 롯데 포수 정보근(왼쪽)과 외국인투수 댄 스트레일리. ⓒ롯데 자이언츠
안방을 맡아줄 포수 두 명이 동시 이탈하면서 허문회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특히 김준태와 정보근이 타석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면서 아쉬움은 커지고 있다.

6월 한때 맹타를 휘둘렀던 김준태는 현재 58경기에서 타율 0.221 14타점 15득점을 기록 중이다. 정보근의 중간 성적은 49경기 타율 0.140 3타점 5득점이다. 둘의 합산 타율은 0.189(222타수 42안타)다.

아무리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라지만, 매 경기 타순으로 들어가는 점을 생각할 때 아쉬움은 분명 숨길 수 없다. 이날 KIA전 9회 공격에서 김준태를 빼고 타율 0.311의 오윤석을 낸 이유도 여기 있다.

허문회 감독 역시 이러한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허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균안의 앞날을 응원하면서도 1군 사령탑으로서의 실질적 고민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 최근 투수로 전향한 롯데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허 감독은 7월 2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나균안이 포수를 계속 봤다면, 8월쯤 1군으로 콜업했을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나균안이 투수로 전향하면서 아쉬움이 조금 있다”고 말했다.

전부터 나균안의 투수 전향을 존중하고 응원했던 허 감독이었지만, 지성준의 이탈과 기존 포수들의 타격 침묵이 이어지면서 느껴지는 허전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올 시즌 아직 절반이나 넘는 76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롯데. 과연 어떠한 묘수로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까. 중위권 싸움의 향방을 쥔 8월이 밝았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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