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이닝 무실점 호투로 팬들 앞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소형준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소형준이 휴식 이후 더 좋아졌는데, 빨리 경기를 해야 한다. 너무 오래 못 나가는 것도 좋지 않다”

이강철 kt 감독은 1일 수원 SK전을 앞두고 되도록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10개 구단 중 7월 최고 승률(.714)을 기록한 팀의 기세도 기세지만, 소형준의 등판 일정이 너무 늘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kt는 최근 비로 몇 경기가 취소되면서 외국인 선수들이 자신의 휴식 간격에 맞춰 등판하다보니 5선발인 소형준의 등판이 미뤄지기 일쑤였다.

이 감독이 취재진에 그런 사정을 설명하고 있을 무렵, 소형준(19) 또한 경기에 나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kt 관계자는 “소형준이 계속 날씨를 확인하고 있었다. 날씨가 안 도와준다고도 이야기하더라”고 웃었다. 이유는 있었다. 바로 하루 빨리 팬들 앞에서 등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kt 관계자는 “고등학교 야구는 아무래도 관중이 별로 없어 학부모님들과 관계자 앞에서만 공을 던졌다고 했다. 빨리 프로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하더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이 감독과 소형준의 바람대로 비 예보로 가득 찼던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소원을 이룬 소형준은 더 힘을 내서 던졌다. 결과는 소형준에게나, 팬들에게나 최상이었다.

소형준은 1일 수원 SK전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팀의 11-0 승리를 이끌고 시즌 5번째 승리를 거뒀다. 자신의 공도 좋았지만, 타선이 3회까지만 9점이라는 넉넉한 점수를 지원해주며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2군에서 휴식을 취하고 1군에 돌아온 이후 모든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최고 149㎞까지 나온 패스트볼 구위도 좋았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적절히 섞으며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제구도 비교적 안정감이 있었다. 빗맞은 타구가 속출했고, 결정구인 변화구들이 잘 먹히며 5개의 삼진도 뺏어냈다. 8회까지 던지며 생애 첫 완봉 도전 시점을 저울질할 수도 있었으나 80개, 무실점 투구로 마무리했다. 이미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 

소형준은 경기 후 "일단 14일 쉬고 등판이었다. 빨리 경기에서 던지고 싶었다. 광주에서 무관중으로 던질 뻔했는데 운 좋게 홈팬들 앞에서 던졌다. 더 힘이 나서 좋은 피칭을 했던 것 같다. 확실히 있고 없고가 많이 차이가 난다"고 웃으면서 "박수 소리가 잘 들렸다. 스트라이크 들어갈 때마다 박수를 쳐주시더라. 조금 더 신나게 던졌던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그간 TV 중계를 통해서만 이 ‘대형 신인’의 투구를 봤던 팬들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쉽게 이닝을 정리하는 모습은 팬들이 볼 때 분명 신인 이상의 아우라와 든든함이 있었다. 어쩌면 홈팬 앞에서 신인왕 후보의 출정식을 치른 셈이 됐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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