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정용.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이정용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 다녀올 만큼 큰 기대를 받았다. 류중일 감독은 신인들을 캠프에 데려가면 '오버 페이스'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유로 아직 졸업식도 치르지 않은 어린 선수들은 국내 캠프에 머물게 한다. 그 원칙을 깰 만큼 이정용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캠프를 마친 뒤에도 이정용은 실전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 4월 19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자신의 의지나 실력이 아니라, 부상 탓에 베일을 벗지 못한 상태로 1년을 보냈다. 수술 후 14개월을 보내고, 이정용은 지난 6월 6일 퓨처스리그에서 드디어 상대 팀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두 달 만에 자리가 달라졌다. 퓨처스 팀 소속으로 잠실 훈련에 합류해 류중일 감독과 최일언 투수코치 앞에서 불펜 투구를 한 뒤 합격 판정을 받았다. 22일 첫 1군 등록 후 열흘 사이에 첫 홀드(7월 26일 잠실 두산전)에 이어 첫 승(8월 1일 잠실 한화전)까지 달성했다. 

첫 홀드와 첫 승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두산 상대로는 8회 1사 후 2점 차 리드를 지켜야 하는 임무를 맡아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았다. 1일 한화전에서는 7-4로 앞선 5회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이정용은 "막기만 하자는 생각으로 올라갔다. 열심히 던졌다"고 돌아봤다. 

첫 타자 최진행에게는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 점수를 줬다. 김윤식의 자책점이 늘었다. 이정용은 "볼넷은 사인 미스였다. 내 실수고, 경험이라고 생각하겠다. 다음 경기에서 반복하지 않게 더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첫 승 소감을 묻자 "(김)윤식이가 고생했는데 나에게 얻어 걸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식이는 내일부터 다시 힘 냈으면 좋겠다"며 4⅓이닝을 책임진 동생을 챙겼다. 

불과 5경기에 등판했을 뿐인데 벌써 접전 상황에 투입되고 있다. 당황할 만도 한데 이정용의 1군 5경기 기록은 6⅔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2.70이다. 베테랑급 탈압박. 그는 "부담 가는 상황에서 올라가기는 하지만, 내 밥그릇은 내가 챙겨야 한다. 그래야 더 큰 선수가 된다고 생각하면서 올라가고 있다"고 얘기했다. 

오히려 퓨처스리그에서 고전했다. 7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만 실점했다. 이정용은 "1군 경기에서 집중이 더 잘 된다. 퓨처스리그에서 집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그때는 재활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실험을 많이 했다. 결과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정용의 능숙한 말솜씨는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서도 나왔다. 그는 "기록 목표는 생각하지 않는다. 욕심부리다가 아프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더 크다. 올해는 그저 건강하게 마무리하겠다"며 11월을 바라봤다. 

▲ LG 이정용.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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