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식 후 3경기에서 모두 좋은 투구 내용으로 선전한 kt 소형준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올 시즌 소형준의 이닝 소화를 120이닝 정도로 잡았다. 신인인 만큼 그 이상 던지면 어깨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한 소형준을 배려하기도 했다. 몸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데도 원래 계획대로 휴식을 줬다. 6월 26일 한화전 이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2주 정도를 쉬게 했다. 심지어 당시 kt 선발진에 여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계획대로 밀어붙였다. 당장 올 시즌은 물론, 앞으로 10년을 내다본 포석이었다.

소형준에게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체력을 보충함은 물론 기술적으로 가다듬을 시간이 있었다. 소형준은 1일 수원 SK전이 끝난 뒤 “투구폼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것을 최대한 잡기 위해 캐치볼을 했다”면서 “(1군 복귀 후) 안 던지는 날도 교정을 하면서 더 정확하게 던질 수 있게 상체를 잡고 던지려고 한다. 그게 잘 돼서 최근 제구가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체력과 기술을 모두 채워넣은 것이다.

그런 소형준은 복귀 후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그래프를 다시 상승곡선으로 바꿔놨다. 7월 11일 삼성전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점), 17일 NC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더니 1일 SK전에서도 6⅔이닝 무실점으로 기어이 승리를 거뒀다. 6월 3일 두산전(7이닝 무실점) 이후 거의 두 달 만에 맛보는 승리였다.

하지만 들뜬 기색은 전혀 없었다. 하나 기뻤던 것이 있다면 홈팬들 앞에서 던질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뿐이었다. 소형준은 “완봉에 대한 생각은 아예 없었다”고 잘라 말하면서 “오래 쉬고 나오는 것처럼, 5일 쉬고 나올 때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시즌이 절반쯤 왔으니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둘 만도 하지만, 소형준은 “정해진 이닝을 다치지 않고 잘 마무리하는 게 가장 큰 목표고, 경기가 되게 던지는 게 목표다. 다른 목표는 딱히 없다”고 했다. 굳이 긍정적인 점을 찾자면 지금까지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정도로 생각한다.

여러 신인왕 후보가 있었지만 시즌이 지나면서 몇몇 선수들이 중도 탈락하고 있다. 예상대로 가장 앞선, 그리고 계속 달리고 있는 주자는 소형준과 동기 이민호(LG)다. 아직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이민호는 9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00으로 세부 지표는 소형준보다 더 낫다. 그러나 이민호가 열흘 간격 등판에 45이닝을 던진 반면, 소형준은 64⅔이닝을 던졌다. 승수도 더 많다. 소형준이 휴식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신인왕 레이스도 재점화됐다.

소형준이 평균자책점(5.29)을 현재보다 더 떨어뜨린다면 우위를 점한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신인왕 욕심은 딱히 내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동기 사이에서도 배울 게 있다. 소형준은 “민호가 던지는 날 어떻게 던졌나 보기는 한다. 엄청 공격적으로 던진다. 그걸 보고 나도 공격적으로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 배울 건 배우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같이 달려줄 말이 있는 것은 두 선수에게 나쁘지 않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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