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선발로 나서는 리카르도 핀토는 팀 마운드의 붕괴를 막아내야 한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1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최근 난타를 당하고 있는 마운드의 체력적·심리적 문제를 모두 짚었다. 

8연전 일정이 이어지면서 체력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특히 선발투수들이 든든하게 경기를 만들어주지 못하다보니 불펜의 체력 소모가 컸다. 이어 박 감독대행은 심리적인 부분도 지적했다. 공격적 승부보다는 소극적인 모습이 보인다는 진단이었다.

박 감독대행은 전체적인 팀 경기력 저하가 마운드까지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고 봤다. 박 감독대행은 “타격 쪽이 안 살아난다고 생각하니, 안 맞으려고 하다보니까 볼 개수가 많아진다. 이럴 때일수록 더 과감하게 들어가는 게 낫지 않을까 이야기도 했는데 물론 마운드에 서면 심리가 그렇지 않다. 그래도 그렇게 승부를 해야 한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도 “포수 쪽에서도 그런 경기 운영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투수들이나 포수들이나 조금 더 공격적인 승부를 요구해주길 바란 것이다. 그러나 1일 수원 kt전에서도 박 감독대행의 바람은 100% 실현되지 않았다. 4일을 쉬고 등판한 문승원(5이닝 5실점)에 이어, 1일에는 이건욱도 4이닝 9실점으로 난타 당하는 등 0-11로 대패했다. 이번 주 내내 선발이든 불펜이든 깔끔하게 자신의 임무를 소화하는 경우가 드물다. 누구 하나를 탓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SK 마운드의 최악 시기다. SK는 최근 5경기에서 무려 66실점을 하며 폭삭 무너졌다. 28일 인천 LG전에서 LG의 창단 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인 24점을 헌납하더니, 29일에는 11실점, 30일에는 9실점을 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수원으로 와서도 kt의 팀 OPS만 한껏 끌어올려줬다. 7월 31일과 8월 1일 모두 나란히 11실점을 했다. 당연히 5경기 모두 다 졌다. 10점차 이상의 대패만 세 번이었다. 5경기 평균자책점은 13.81. 

SK가 왕조를 연 시발점인 2007년 이후, SK가 5경기 연속 9실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경기에 15점 이상을 내준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마운드 붕괴가 5경기 연속 이어진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것도 네 번이나 두 자릿수 실점이 끼어 있었다. 최근 몇 년간 자타공인 상위권 투수력을 인정받았던 팀이라 더 충격적이다. 

7월 27일까지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4.85로, 4위 LG(4.65)와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5경기가 지난 지금, 4.85의 숫자는 5.45까지 치솟았다. 리그 최하위 한화(5.45)와 소수점 대결이다.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의 이탈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추락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그렇게 밝지는 않다. 외국인 타자 두 명을 쓰기로 하면서 5선발은 비었다. 풀타임 첫 해인 이건욱의 전망도 보수적으로 보는 게 맞다. 시즌 전 핵심 전력으로 봤던 불펜투수들(하재훈 정영일 김택형)과 김태훈이 이런 저런 사정으로 2군에 내려간 가운데 1군 마운드도 현격하게 얇아졌다. SK가 실로 오래간만에 ‘진지한’ 마운드 고민을 시작한 가운데, 2일에는 직전 등판에서 부진했던 리카르도 핀토가 선발로 나가 사슬 끊기에 나선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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