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수원 SK전에서 시즌 5승째를 거둔 소형준 ⓒkt위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꼭 관중 앞에서 던져보고 싶다”던 소형준(19·kt)은 자신의 꿈을 이룬 날 씩씩하게 던졌다. 2일 수원 SK전에서 6⅔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5승째를 거뒀다.

그런데 소형준의 강판 시점을 놓고 이강철 kt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소형준은 7회 2사까지 투구 수가 80개였다. 그 시점 팀은 6-0으로 앞서고 있었다. 7회를 넘기고, 8회 투구 수를 100개 이내로 관리한다면 개인 첫 완봉에도 도전할 만한 페이스였다. 사실 이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데다, 점수차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 선수나 벤치나 생각을 해볼 법했다.

이 감독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두 가지 이유에서 소형준을 7회 2사에 강판시켰다. 우선 소형준의 관리였다. 고졸 신인인 소형준은 올해 이닝 제한이 있다. 이 감독은 “120이닝 안팎에서 관리를 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120이닝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이닝 하나를 줄여주고, 기회가 될 때마다 이닝과 투구 수를 줄여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휴식이 많기는 했지만 소형준의 투구 이닝은 2일까지 64⅔이닝이다. 시즌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예정된 투구 이닝의 절반 이상에 갔다. 시즌 끝까지 가려면 아낄 수 있을 때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앞날이 창창한 선수인 만큼 첫 완봉의 기회는 언제든지 올 것이라는 생각도 있다.

한편으로는 불펜 투수들의 실험적 차원도 있었다. 이 감독은 좌완 이창재가 우타자를 상대로, 그리고 연투를 할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궁금했다. 이창재는 7월 31일에도 1이닝을 소화했으나 모두 좌타자 상대였다. 9-0으로 넉넉하게 앞선 8회 이창재를 우타자에 붙여 테스트했다.

팔꿈치 통증에서 회복한 김재윤도 한 번 써볼 필요가 있었다. 9회에는 주권을 올렸다. 주권은 7월 25일 NC전이 마지막 등판이었다. 불펜투수가 너무 많이 던져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등판 간격이 떨어져도 문제가 된다. 이날 등판은 주권의 자청이었고, 이 감독도 이를 허락했다. 소형준도 1일 경기 후 “완봉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쨌든 경기는 11-0 대승이었고, kt는 원하던 실험을 거의 다 했다. 이 감독은 “김민혁도 두 타석을 주려고 조용호를 빨리 뺐다. 조용호가 모든 경기를 다 뛸 수 없는 만큼 선순환을 하려면 김민혁이 올라와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이창재도 일단 타이트한 상황에서 필승조가 없으면 쓸 수 있겠다 생각했다. 다만 조금 더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 쓸까 생각한다. 좌타자 상대의 경우, 5~6회에는 조현우를 못 쓰니 그때는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