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31일 사직 KIA전에서 롯데팬들이 타올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부산은 한국야구의 수도로 불린다. 1982년 KBO리그 출범과 함께 자리 잡은 롯데 자이언츠와 열정적인 부산 야구팬들이 합심해서 만들어낸 기분 좋은 별명이다.

중심에는 역시 롯데의 안방인 사직구장이 있다. 1985년 10월 개장해 이듬해부터 롯데가 사용하고 있는 사직구장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애정 깃든 야유 속에서 부산야구를 대표하는 메카로 떠올랐다. 또, 2000년대 이후부터는 ‘사직 노래방’으로 불리며 KBO리그를 상징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 코로나19 여파로 관중을 받지 못했던 사직구장은 지난달 28일 NC 다이노스전부터 안방팬들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응원 문화는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모습과는 크게 다르다. 사직노래방으로 대표되던 함성은 사라졌고,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정중동(靜中動)’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육성 응원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비말 차단을 위해 팬들은 모두 마스크를 낀 채 박수와 몸동작으로만 선수들에게 기(氣)를 불어넣고 있다.

▲ 롯데 이대호가 2일 사직 KIA전 8-0 완승 직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실제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선 관중의 우렁찬 함성을 듣기가 어려웠다. 롯데 대표 응원곡은 물론 이대호와 손아섭 등 주축선수들의 등장곡이 흘러나올 때도 팬들은 박수로만 응원을 대신할 뿐이었다.

대신 롯데팬들은 구단이 마련한 타올을 흔들며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타올 응원은 지난해 신설됐지만, 사직구장을 대표하는 봉다리 응원을 이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봉다리 응원이 환경 문제로 사라지게 되면서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롯데는 이전보다 차분하게 진행될 응원 문화를 조금이나마 역동적으로 만들 방법을 궁리했고, NC 그리고 KIA와 3연전을 찾은 팬들에게 타올을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 아직 몇 경기를 치르지 않았지만, 타올 응원은 사직구장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일단 관중 도입 이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롯데는 유관중 전환 후 치른 4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하며 홈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사직구장에는 1일 올 시즌 첫 만원관중인 2450명이 들어왔고, 2일에도 2299명이 찾았다.

이처럼 든든한 홈팬들의 듬뿍 받은 롯데는 8월 레이스 돌입과 함께 2연승을 거두면서 승률 5할(35승35패)로 복귀했다. 허문회 감독은 “사직구장을 찾아주신 팬분들 앞에서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줬다”고 흡족해했고, 2일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하고 8-0 완승을 이끈 선발투수 노경은은 “모든 선수들이 8월을 중요한 시기라 생각하고 있다. 감독님과 한뜻이 되어 아껴둔 힘을 쏟아붓고자 한다.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 7월 31일 사직 KIA전에서 코로나19 관련 팻말을 들고 있는 롯데 안전요원.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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