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장 안팎에서 SK 타선의 활력소가 되고 있는 채태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 쪽에 베테랑들을 보강했다. 프리에이전트(FA)와 같은 즉시 전력을 보강하지 못한 SK는 기존 타자들의 반등에 기대를 걸고 이들을 뒤에서 밀어줄 선수들을 영입했다. 채태인(38)이 대표적인 영입이다.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지명한 채태인의 이름은 다소 의외일 수 있었다. 그는 지난해 59경기에서 타율 0.251에 머물렀고, 만 38세의 선수였다. 장타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었으며 나이를 생각할 때 반등 가능성이 확실한 것도 아니었다. 채태인 또한 은퇴를 바라볼 나이였고, 실제 그 결정을 놓고 고민 중이었다. 그러나 채태인은 플로리다 캠프 당시 “이대로 끝내기는 너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플로리다에 왔다”고 했다.

은퇴를 하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었다. 그리고 SK가 채태인을 영입한 것도 잘한 일이 되어가고 있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채태인은 복귀 후 점차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확고부동한 팀의 주전선수는 아니지만 1루수가 필요할 때, 그리고 좌타자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나서 자기 몫을 하고 다시 더그아웃으로 돌아간다.

채태인은 2일까지 33경기에서 타율 0.325, 4홈런, 1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03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도 4할이 넘고, 일발장타로 팀 타선에 활력소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초반 옆구리 부상이 너무 아쉬울 정도다. 타격감을 완전히 회복한 7월 이후 23경기에서는 타율 0.375, 4홈런, 15타점의 맹타다. 74타석에서 10개의 볼넷을 고르기도 했다.

채태인의 진가는 그라운드 안에서만 보이는 게 아니다. 어느덧 더그아웃 리더로 선수단의 분위기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채태인의 부상 당시 염경엽 SK 감독이 1군 동행을 지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긴장한 선수단의 분위기를 웃음으로 풀어준다.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행동도 재치가 있다. 때로는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마냥 ‘웃긴 형’은 아니다. 진지할 때는 또 진지하게 팀을 이끌어나간다. 타석에서도, 더그아웃에서도 마찬가지다.

박경완 SK 감독대행도 “채태인에게는 참 고맙다. 김강민과 제일 고참인데, 힘든 시기에도 어떻게든 팀 분위기 끌어올리려고 하고, 나가서는 쳐져 있는 모습을 한 번도 안 보여줬다”면서 “벤치에서도 선수들 독려해주는 모습은 최고인 것 같다. 성적도 잘 내준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1년, 1년이 마지막이다”라고 말한 채태인이지만, 이대로라면 현역의 마지막은 아직인 것 같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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