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라울 알칸타라(왼쪽)는 새 에이스의 임무를 충실히 해내고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72경기 반환점을 돌았다. 

두산은 4일 현재 73경기 42승31패로 3위에 올라 있다. 리그 유일 팀 3할 타율을 자랑하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팀 타율 0.302(2614타수 789안타), OPS 0.813, 69홈런, 426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공동 6위에 머물러 있지만, 부지런히 안타를 쳐 리그 2위 타점 생산력을 뽐냈다. 선발과 불펜이 골고루 흔들리며 평균자책점 5.03으로 7위에 그친 투수진의 부진을 충분히 만회했다. 

그래도 전반기 선두권 질주의 일등 공신을 꼽으라면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다. 16경기에서 10승1패, 103⅓이닝,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지난해 20승을 거둔 '전임'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의 빈자리를 충분히 채운 활약이었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kt 위즈에서 뛸 때보다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름 들어 시속 150km 후반대에 이르는 빠른공이 가장 위력적인 무기다. 여기에 두산 이적 후 이용찬의 도움으로 장착한 포크볼까지 손에 익으면서 더욱 공략하기 힘든 투수로 성장했다. 본격적으로 에이스의 위엄을 뽐낸 7월 이후 6경기에서는 40이닝 동안 삼진 40개를 잡으면서 볼넷이 5개에 불과했다.

김원형 두산 투수 코치는 "알칸타라는 kt에 있을 때 직구 비율이 높아 경기 중반 이후 공략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본인도 변화구 구사율을 높일 필요성을 알고 있었다. 보통 외국인 선수 같은 경우 본인이 가진 틀 안에서 움직이려 하는데, 알칸타라는 의사소통을 하면서 캠프 때부터 꾸준히 변화구를 신경 쓰면서 노력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알칸타라가 버티고 있었기에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용찬(팔꿈치)과 크리스 플렉센(왼발)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용찬과 플렉센이 빠진 자리는 박종기, 최원준, 박치국 등 젊은 투수들이 돌아가면서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4일 잠실 삼성전부터는 지난 5월 SK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승진이 대체 선발투수 시험 무대에 오른다. 

불펜은 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 이형범이 무너진 가운데 함덕주, 이현승, 최원준 등이 버텨줬다. 6월 초에는 KIA와 트레이드로 홍건희를 영입하면서 뒷문을 보강했다. 채지선과 김강률이 가세하면서 기존 불펜진의 피로도를 낮춰줬고,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이형범도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안정적'이라고 말하긴 어려우나 어떻게든 버텨 나가고 있다. 

야수들은 말 그대로 부상과 씨름이었다. 3루수 허경민(손가락 골절), 2루수 오재원(햄스트링), 1루수 오재일(옆구리), 포수 박세혁(무릎), 유격수 김재호(어깨) 등이 줄줄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 애를 먹었다. 외야수 정수빈, 김재환, 박건우도 잔부상으로 틈틈이 출전 시간을 관리해줘야 했다. 현장에서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각종 국제 대회에 차출된 여파로 해석했다.  

그래도 리그 최정상급 타선을 자랑했다.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꾸준히 버팀목이 됐고, 최주환은 타격은 물론 부상자가 생길 때마다 2루, 3루, 1루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빈자리를 채웠다. 이유찬, 권민석, 서예일, 안권수, 김인태, 국해성, 양찬열, 최용제, 정상호 등 백업 선수들의 알토란 같은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두산은 이제 후반기를 맞이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과 선수들은 지난해 SK 와이번스와 9경기차를 지우고 정상에 올랐듯 또 한번의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기적'이라고 표현해야 할 만큼 쉬운 일은 아니지만, 두산은 지난해 통합 우승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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