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이대호.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경기가 일방적으로 흐르면서 생긴 해프닝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린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이날 롯데는 초반부터 상대 선발투수 리카르도 핀토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차곡차곡 점수를 쌓았다.

1회초 선두타자 정훈의 좌전안타와 손아섭의 우중간 2루타로 선취점을 뽑은 롯데는 전준우의 좌중간 2점홈런으로 3-0으로 달아났다. 이어 2회에는 이대호의 2타점 좌전 2루타로 5-0까지 도망갔다.

3회에도 롯데의 공세는 계속됐다. 1사 후 민병헌이 2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손아섭의 좌전안타와 전준우의 우전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

그리고 이어진 이대호 타석. 핀토의 시속 153㎞ 투심 패스트볼이 이대호의 머리 위쪽을 향했다. 이대호는 깜짝 놀란 채 몸을 숙였고, 공은 이대호를 넘어가 뒤로 빠지고 말았다.

▲ SK 외국인투수 리카르도 핀토(왼쪽). ⓒ한희재 기자
이 직후 이대호는 마운드를 가리키며 심판에게 항의했다. 점수차가 벌어진 시점에서 나올 법한 위협구가 아니냐는 어필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롯데 허문회 감독 역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러자 SK 1루수 로맥도 타석쪽을 향했다. 자칫 벤치클리어링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이대호는 곧바로 웃으면서 로맥을 자제시켰고, 이대호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허 감독도 자리로 돌아갔다.

사태를 안정시킬 의무가 있는 박기택 주심은 이대호를 진정시킨 뒤 SK 통역을 대동한 채 마운드로 올라갔다.

그러자 핀토는 모자를 벗고 이대호에게 고개를 숙였다. 미안함이 담긴 사과 인사였다.

결국 이대호의 빠른 제스처와 핀토의 사과로 더 이상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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