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뀐 투구폼으로 시즌 6번째 승리를 거둔 타일러 윌슨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는 기본적인 주목도가 높은 경기였다. 8월에만 8번을 만나는 4·5위 팀의 첫 대결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이슈가 있었다. 바로 이날 LG 선발로 예고된 타일러 윌슨(31)의 투구폼이었다. 윌슨은 직전 등판인 7월 28일 인천 SK전에서 5회 도중 심판진들로부터 투구폼을 지적받았다. 윌슨은 주자가 없을 때, 와인드업 동작에서 왼 다리와 오른 다리를 움직여 반동으로 힘을 모으는 투구 동작을 가지고 있다. 3년 동안 별 다른 지적이 없었는데, 27일 경기에서 처음으로 주심들이 이를 지적했다.

윌슨도 이날 경기 후 투구폼 교정에 들어갔다. 류중일 LG 감독은 답답한 심정이었다. 류 감독은 4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3년 동안 계속 해왔던 부분을 갑자기 하지 마라고 하니 나도 당황스럽고 윌슨도 당황스럽다”면서도 “공 없이 훈련할 때 봤는데, 와인드업을 할 때 왼발을 빼겠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논란의 여지를 아예 없애는 투구 동작이었다.

실제 윌슨은 이날 주자가 없을 때, 와인드업시 투구 동작이 조금 바뀌었다. 류 감독의 설명대로 왼발을 아예 뒤로 뺐다. 아주 미세한 움직임을 제외하고는 왼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직전 등판과는 확실히 다른 투구 동작이었다. 심판진도 아무 지적이 없었다. 이런 투구폼이라면 앞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확인한 셈이 됐다.

다만 다소간 불편한 기색은 있었다. 윌슨은 경기 후 "여전히 많이 적응하고, 조정해야 할 것 같지만"고 했다. 경기 초반에는 새롭게 바꾼 와인드업 상황, 그리고 원래부터 쓰던 세트 포지션에서의 상황에서 결과 차이가 제법 났다. 물론 바뀐 투구폼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1회 선두 이창진에게는 볼넷, 2회 선두 나주환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3회 선두 터커에게는 우전 안타를 맞았다. 

다만 바뀐 폼은 조금 더 지켜보고 판단하는 게 옳아 보였다. 커브의 각은 ‘여전히’ 좋았고, 구속은 ‘여전히’ 지난 2년 수준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투구폼 변경이 눈에 띄는 어마어마한 변화를 이끌었다고 볼 증거는 아직 부족했다. 전체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6이닝 3실점으로 팀의 10-5 승리를 이끌고 시즌 6승째를 거뒀다. 3실점이지만 자책점은 1점이었다.

어쨌든 윌슨으로서 다행인 것은 투구폼을 놓고 다시 논란은 없었다는 점이다. 시즌 중 투구폼 변경이 주는 위험부담을 생각할 때, 어쩌면 어려운 숙제 하나를 풀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대목이 있었다. 류중일 LG 감독 또한 "그동안 윌슨의 투구 동작에 대해 걱정했는데 오늘 투구폼을 바꾸고 무난하게 던져준 것 같다"고 반색했다.

윌슨은 "오늘 경기는 나 스스로 집중하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 경기 초반 커맨드가 더 신경 썼고 공격에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타격으로 든든히 지원해줘 경기를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선수들에게 감사한 경기였다. 자신 있게 던지려고 했고 앞으로 경기를 하며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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