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철 kt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프로 감독이라면 누구나 자기가 상대하는 팀, 혹은 선수가 강하지 않길 바라는 게 인지상정. 언제나 편안한 승리를 꿈꾸는 이들이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감독도 있다. 리그 전체의 재미와 흥행을 위해 강한 상대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대인배'들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를 앞두고 지난달 27일 KBO리그에 데뷔한 'ML 올스타 출신' 키움 새 외국인 타자 애디슨 러셀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러셀과 kt의 만남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 감독은 "TV로 보니까 약점이 별로 안 보이더라. 컨택도 좋고 몸쪽도 잘 치는 것 같더라. 키움이 좋은 선수 잘 데려왔다. 워낙 젊은 선수라 좋은 성적 내지 않을까 한다. 외형적으로도 탄탄히 보이고 착해 보이더라"며 상대에 대한 칭찬을 펼쳐놨다.

이어 "데스파이네와 오늘 대결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하며 "데스파이네 근성에 직구를 던질 것 같다. 오늘 어떻게 상대할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로하스에 대해서도 "똑같이 하던 대로 했으면 한다. '나도 이렇게 (잘)하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을 수 있다"며 메이저리그 스타 선수를 맞는 kt 외국인 선수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한참 러셀과 데스파이네, 로하스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던 이 감독은 "좋은 외국인 선수가 와서 재미있는 KBO리그가 돼 가고 있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러셀이 오면서 팀 대 팀, 선수 대 선수로 재미있는 맞대결 스토리, 비하인드 에피소드들이 '방출'되면 KBO리그를 보는 재미가 한층 더 생길 것이라는 야구인 선배의 흐뭇한 마음이었다.

이 감독은 올해 6월부터 '와인 선물 투어'를 하고 있는 맷 윌리엄스 KIA 감독에게 가장 먼저 '수원 왕갈비'를 답례품으로 준비해 가며 한국의 정(情)을 알려줬다. "외국인 감독의 선물 소식에 빈손으로 받을 수 없었다"는 이 감독의 말은 덕장의 면모를 보이게 했다. 

4일 kt가 러셀을 무안타로 꽁꽁 묶고 4-2로 키움을 꺾으면서 이 감독은 승리까지 안았다. kt는 이날 공동 5위 자리를 찾으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키워 나갔다. 여러모로 야구계에 좋은 이야깃거리들을 만들어주고 있는 이 감독이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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