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광주 LG전에서 모처럼 홈런포를 가동한 프레스턴 터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30)는 분명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타자다. 우선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고 있다. 성적도 따라온다. 숫자는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해도 그렇게 밀리지 않는다.

터커는 4일까지 시즌 71경기에 나갔다. 팀이 치른 전 경기에, 건강하게 출전했다는 의미다. 시즌 초반의 고타율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쉽지만 어쨌든 3할(.304)을 치고 있다. 홈런도 17개를 때렸고, 58타점도 리그 상위권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959로 리그 7위다. 삼진보다 4사구가 더 많은 리그에서 몇 안 되는 타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뜯어보면 다소 아쉬움이 있다. 정말 잘 나가는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과 비교해서가 아닌, 승부처에서 다소 약한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타자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결국 중요한 상황에서의 영웅적인 활약이다. 빡빡한 상황에서 승부의 물줄기를 한 번에 바꾸는 장타나 적시타 등을 기대한다. KIA에서 오히려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는 터커보다는, 터커의 OPS보다 조금 떨어지는 베테랑 최형우다.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클러치 상황(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 평소보다 얼마나 더 잘했는지를 분석하는 지표)에서 최형우는 1.05로 리그 2위다. 반면 터커는 -1.14로 뒤에서 세 번째다. 물론 터커가 평소에 너무 잘하기에 이 수치가 낮게 잡히는 점은 분명히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이 수치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이를 어느 정도 인정했다. 그러나 큰 걱정은 없는 눈치다. 윌리엄스 감독은 4일 광주 LG전을 앞두고 “시즌을 치르다보면 타격에는 업앤다운이 있다. 타격감이 내려갈 때 이를 최소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 “터커가 가지고 있는 실력을 시즌 마무리까지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훈련에서도 좋았다. 폼을 되찾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신경을 쓴다. 4일 취재진과 인터뷰를 앞두고 그는 평소처럼 배팅볼을 던졌다. 터커가 속한 1그룹을 상대로였다. 대화도 나눴다. 윌리엄스 감독은 “배팅볼을 던져주면서 이야기를 했다. 다리 스텝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이 부분을 보완했다”고 소개했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 조금의 수정을 통해 충분히 자신의 기량을 되찾으르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의 원포인트 레슨이 효과가 있었을까. 터커는 4일 광주 LG전에서 7회 추격의 투런포를 터뜨리는 등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비록 팀은 터커의 홈런 이후 불펜이 무너지며 5-15로 크게 졌지만, 터커 개인적으로는 7월 16일 삼성전 이후 모처럼 맛보는 손맛이었다. 일단 감을 찾아가고 있는 만큼, 이런 홈런이 중요할 때 터져 나온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타격에서의 상승세는 문제로 지적되는 수비에서의 자신감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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