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투수 주권(왼쪽)-이보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kt 위즈 투수 이보근(34)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처음 팀을 옮겼다.

이보근은 2005년 프로 데뷔 후 한 팀에만 머물렀으나 지난해 10월 2차드래프트에서 kt의 부름을 받고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올해는 개막보다 조금 늦은 6월부터 1군에서 뛰면서 17경기 1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 팀의 필승조로 뛰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적한 곳에서는 '낯선 이'지만 투수조에서는 최선참이다. 새 팀에 둥지를 틀자마자 어린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선배가 된 것. 이보근은 특유의 친화력과 장난기로 격 없이 후배들에게 다가가며 불펜 분위기를 띄우는데 앞장서고 있다. 실력적으로도 최근 1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불펜에 큰 힘이 된다.

5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만난 이보근은 "팀을 옮기고 마음이 급해 순리대로 하지 않고 무리하게 몸을 만든 것 같다. 아직 몸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이 성급했다. 감독님, 투수코치님이 감사하게도 나에게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주셨다. 배려 덕분에 컨디션을 찾았고 경기를 내보내주셔서 운좋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근은 '투수조 최선참'이라는 말에 민망한 듯 웃으며 "후배들이 나보다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라 조언할 내용이 없다. 다들 알아서 열심히 하더라. 밖에서 본 kt보다 안에서 본 kt는 더 강했다. 중간투수들은 불펜에 따로 있으니까 나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말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친다"고 밝혔다.

후배들에게 따로 '선배미'를 드러내지 않는 이보근이지만 주권(25)에게는 예외다. 이보근은 "주권에게는 매번 홀드왕을 꼭 하라고 이야기한다. 기회와 왔을 때 해야 한다고 강하게 이야기한다. 상받으면 기분도 좋고 자신감도 생긴다. 권이는 항상 욕심 없다고, 괜찮다고 해서 강하게 세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주권은 5일 기준 15홀드로 이영준(키움), 진해수(LG)와 함께 홀드 공동 선두를 달리는 중. 이보근은 2016년 자신이 리그 홀드왕(25홀드)에 올랐던 때를 생각하며 주권도 그 경험을 해보기를 바라고 있다. 이보근은 "최고의 서클 체인지업이 왼손은 정우람, 오른손은 주권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투수기 때문에 홀드왕을 할 것 같다"며 후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권위를 내세우거나 무게를 잡지 않고 항상 모든 이들을 유쾌하게 만드는 이보근은 새 팀에서도 자신만의 무기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 팀에 적응하는 데 이어 팀 후배들에게도 긍정적인 에너지와 야구 의욕을 불어넣으며 선배로서 팀이 기대하는 일들을 해나가고 있는 이보근이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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