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선발 두 자리가 가장 크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에게 후반기 기대 요소를 꼽아달라고 하니 고민이 먼저 나왔다. 부상으로 이탈한 이용찬(팔꿈치)과 크리스 플렉센(왼발)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두산은 72경기 반환점을 돈 6일 현재 42승32패1무로 LG 트윈스와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선두 NC 다이노스와 5경기차, 2위 키움 히어로즈와는 1.5경기차다.

선두 싸움을 계속 이어 가고 있으나 선발 로테이션 두 자리에 구멍이 난 여파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3승6패1무에 그쳤는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제외한 선발진이 긴 이닝을 버텨주지 못하면서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다. 박치국을 롱릴리프로 기용하며 버텨보려 했으나 홍건희, 함덕주, 이현승, 채지선 등 기존 필승조들의 부담이 커졌다. 

김 감독은 "야수들은 지금 잘해주고 있는데, 선발 두 자리가 지금 가장 크다. 후반에 승수를 떠나서 젊은 투수들이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려 한다. 기존 선발과 구멍 난 자리를 채우는 선발의 승수를 계산하면서 운영하고는 있는데, 계산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결과는 나중에 나온다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이용찬은 팔꿈치 인대 수술로 올해 복귀가 힘든 가운데 최원준이 빈자리를 잘 채워주고 있다. 최원준은 박종기의 바통을 이어받아 선발 등판한 3경기에서 2승, 14⅔이닝, 평균자책점 3.07로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최원준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시즌 끝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플렉센을 대체할 선발투수다. 플렉센은 지난달 17일 왼발 안쪽 뼈 골절로 이탈해 3주 정도 휴식을 취했다. 곧 재검진을 받고 구체적인 재활·복귀 계획을 짜야 하는데 한 달은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플렉센은 한 달 안에는 힘들 것 같다. 지금 뼈가 정상적으로 붙었다고 해도 몸을 다시 만들려면 최소 한 달은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분간은 이승진에게 대체 선발 임무를 맡기려 한다. 이승진은 4일 잠실 삼성전에 처음 기회를 얻어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지금 이승진 말고 대안이 없다. 공 자체가 처음 왔을 때보다 좋아졌고, 밸런스도 좋아져서 선발로 더 기용해보려 한다. 경험을 조금 쌓으면 좋아질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페이스가 올라온 박치국은 큰 힘이 되고 있다. 김 감독은 "(박)치국이는 지금 많이 좋아졌다. 불펜이 지금 너무 없어서 (선발에서 불펜으로 다시 돌렸다), (이)영하나 (유)희관이 알칸타라가 던져 승기를 잡았을 때 확실히 잡을 불펜이 더 중요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선발 로테이션에 생긴 두 자리 구멍이 팀에는 위기이지만, 젊은 투수들에게는 큰 기회다. 김 감독으로서는 플렉센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젊은 투수들이 기회를 잡고 성장해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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