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허문회 감독.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작심발언을 했다. 전날 우천 노게임 선언된 경기를 놓고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허 감독은 “경기 중단 30분 정도가 지난 뒤 우천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같은 시각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1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경기를 재개했다. 그런데 우리는 아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3연승을 달리던 롯데 입장에선 이날 경기 취소가 달갑지 않았다. 특히 3회초까지 3-1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 아쉬움은 더욱 짙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잠실 삼성-두산전의 경우 중단과 재개를 반복해 자정 무렵까지 경기를 끌고 가면서 예상보다 일찍 노게임이 선언된 롯데-SK전과 비교가 됐다.

그러면서 허 감독은 “어제 새벽 내내 비가 많이 오더라. 꼭 내 마음 같았다”는 말로 심정을 대신했다. 허 감독의 표정은 분명 웃고 있었지만, 그 속내는 다르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처럼 사령탑이 솔직하게 심경을 토로한 뒤 맞이한 6일 경기. 롯데 선수들은 화끈한 뒤집기 승리로 감독의 마음을 위로했다.

롯데는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1회말 최정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뒤 3회 최정에게 다시 1타점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줘 0-2로 끌려갔다. 그러나 4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손아섭의 땅볼을 SK 1루수 로맥이 놓치면서 시작된 무사 1루. 여기에서 롯데는 상대 선발투수 김주한으로부터 전준우가 몸 맞는 볼, 이대호가 볼넷을 얻어내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한동희와 딕슨 마차도가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빼앗아 2-2 동점을 만들었고, 2사후 민병헌이 다시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추가했다.

그리고 롯데는 정훈과 손아섭이 바뀐 투수 김세현에게 2타점 중전안타와 1타점 좌전안타를 뽑아내 6-2로 도망갔다. 이어 5회 한동희와 마차도의 백투백 솔로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승리 요인은 역시 타선의 응집력이었다. 7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킨 스트레일리의 호투도 빛났지만,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타자들을 앞세워 4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경기 전 허 감독은 “어제 경기에선 선수들이 무조건 이기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고 했는데, 이러한 덕아웃 분위기는 이날 경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전날 상황은 잊고 다시 선수단 지휘에만 몰두해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사령탑은 짧은 소감으로 선수들을 향한 고마움을 대신했다.

경기 후 허 감독은 “타선이 끈질기게 출루를 해줬다. 수비에서도 선수들이 훌륭한 장면을 보여줬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 속에서도 묵묵히 자기 몫을 해내는 선수들이 고맙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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