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투수 조장 유희관(오른쪽)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많이 힘들더라도 다 지나가니까 힘내자."

두산 베어스 투수 조장 유희관(34)은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창원에서 NC 다이노스와 힘겨운 3연전을 치른 뒤 단톡방(단체 대화방)에 메시지를 남겼다. 화력을 앞세워 시리즈 2승1패로 앞섰지만, 3경기에서 24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마운드가 흔들렸다. 무엇보다 함덕주(26), 홍건희(28) 등 믿었던 필승조가 흔들린 게 뼈아팠다. 

최원준(26)은 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 호투로 5-2 승리를 이끈 뒤 "투수들이 NC전에서 많이 힘들었다. (유)희관이 형이 우리 단톡방에 '많이 힘들더라도 다 지나가니까 힘내자. 투수들이 다들 어리니까 조금 더 자신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게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두산 마운드는 지난해와 비교해 베테랑 의존도가 줄고 젊은 투수들이 늘었다. 현재 1군 투수 엔트리 13명 가운데 맏형 이현승(37)과 유희관, 김강률(32), 윤명준(31)을 제외하면 모두 20대 영건들이다. 이영하(23), 함덕주, 홍건희, 최원준, 박치국(22), 이형범(26)은 1군 경험을 어느 정도 쌓은 투수들이고 채지선(25), 김민규(21), 이승진(25)은 올해부터 기회를 얻었다. 

선발 이용찬(31)과 크리스 플렉센(26)이 부상으로 이탈해 구멍난 곳을 채운 탓에 투수진은 더욱 지칠 수밖에 없었다. 6일은 마무리 투수 함덕주가 왼쪽 팔 이두근 쪽에 통증을 느껴 이탈했다. 선발진에서는 구멍을 채우고 있는 최원준과 이승진, 필승조에서는 홍건희, 박치국의 몫이 중요해졌다. 투수 조장 유희관이 나서 후배들을 격려한 이유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최근 선수단 미팅을 열고 젊은 투수들에게 조금 더 힘을 실어주자고 강조했다. 최원준은 "감독님께서 투수들이 다 어리니까 야수 형들이 자신감을 많이 실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셨다. 야수 형들도 힘든데 내색 안 하고 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7일 현재 43승32패1무로 3위에 올라 있다. 후반기에 돌입한 가운데 선두 NC 다이노스와 5경기차, 2위 키움 히어로즈와 1.5경기차다. 

김 감독은 이용찬과 플렉센, 함덕주 외에도 4번타자 김재환이 팔꿈치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어쩔 수 없다. 그래도 해야 한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하며 "젊은 투수들이 경험 쌓는다고 생각하려 한다. 승수 계산을 해보고 있지만, 계산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 결과는 나중에 나오는 것이고 어떻게든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 선수들은 부상자가 나오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선두권 싸움을 이어 가기 위해 똘똘 뭉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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