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 이상의 성과와 함께 시즌 반환점을 돈 맷 윌리엄스 KIA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BO리그에서 외국인 감독은 반전의 보증수표일까.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이 기대 이상의 성과와 함께 반환점을 돌았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트레이 힐만 전 SK 감독 못지않은 출발이다.

KIA는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13-1로 크게 이겼다. 선발 애런 브룩스의 8이닝 1실점 역투, 그리고 경기 중·후반 활발하게 터진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고 연패를 끊었다. 이날 경기는 KIA의 시즌 73번째 경기였다. 경기 수로 전·후반기를 나눈다면 후반기 첫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고 분위기를 되살린 것이다.

KIA는 6일까지 73경기에서 39승34패(.534)를 기록하며 리그 5위를 달리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여건이지만, 위로도 가능성이 열려 있다. 3위 두산과 경기차는 3경기다. 후반기에 조금 더 힘을 낸다면 가을야구로의 복귀도 가능하다. 지난해 승률(.437)보다는 이미 훨씬 높아졌다.

사실 이 정도 성적을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기본적인 전력에서 상위권을 노려보기에는 뭔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지난겨울에는 안치홍(롯데)을 FA 시장에서 잃기도 했다. 반대로 전력 보강 요소는 그렇게 뚜렷하지 않았다. 게다가 계산이 꼬인 부분도 있다. 에이스 양현종이 6점에 가까운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하고, 주축 야수들은 돌아가면서 다쳤다. 지금도 100% 전력이라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KIA는 위기 때마다 이를 비교적 잘 풀어나가며 여전히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윌리엄스 감독의 리더십이 결국은 팀 분위기를 바꿨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기 중에는 무뚝뚝한 편이지만, 경기 외의 시간에는 선수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불어넣어준다는 것이 선수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로이스터, 힐만 감독이 성공했던 외국인 감독 특유의 ‘분위기 조성’을 무난하게 해낸 셈이다. 앞으로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성적도 앞선 두 외국인 감독에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로이스터 감독은 첫 73경기에서 39승34패를 기록했다. 지금 KIA 성적과 똑같다. 힐만 감독은 첫 73경기에서 40승32패1무로 조금 나았다. 하지만 역시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세 감독 모두 전년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에 결정적인 전력 보강 없이도 팀 성적을 반등시켰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KIA 팬들은 내친 김에 앞선 두 감독이 모두 그랬듯이 첫해 포스트시즌 진출의 성과도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롯데는 0.548의 승률로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SK는 후반기 고전하기는 했으나 역시 5할 이상의 승률(.524)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이 과정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어쨌든 기대 이상의 출발이고, 3년을 바라본 KIA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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