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미우리 자이언츠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올해 62살로 일본프로야구 현역 감독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야수의 투수 출전은 메이저리그에서는 '너무 자주 등장해' 제한 규정이 생겼을 정도다. 그렇지만 아직 아시아에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올해 KBO리그에서는 KIA 황윤호가 8회 2-14 열세에서 마운드에 오른 적이 있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의 궁여지책이었다. 

외국인 감독이나 해볼만한 시도를 일본 프로야구 현역 최고령 감독이 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6일 한신 타이거스와 원정경기에서 8회에만 7실점해 0-11로 졌다. 제리 샌즈의 타석으로 시작한 8회말 요미우리의 수비는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샌즈부터 시작해 9타자 연속 출루. 점수는 0-7로 크게 벌어졌다. 1사 후에는 만루 홈런을 허용해 0-11이 됐다. 

이미 투수 5명을 기용한 요미우리는 6번째 투수로 '내야수' 마스다 다이키를 내보냈다. 마스다는 고교 시절 투수 경험이 있지만 프로에서는 마운드에 선 적이 없다. 그는 직구 최고 구속 138km를 기록하며 ⅔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일본 더페이지는 "8회를 마친 마스다는 복잡한 심경이 얽힌 웃는 얼굴로 벤치를 향해 달려갔다. 하라 감독 역시 웃으며 마스다를 맞이했다"고 묘사했다.

더페이지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 불펜 투수를 아끼기 위해 야수가 마운드에 서는 일이 드물지 않다. 마이애미 시절 스즈키 이치로, 휴스턴 시절 아오키 노리치카도 투수로 나선 적이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상대에게 실례'. '경기를 포기하는 것은 팬을 모독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뿌리깊게 박혀있다"고 썼다.

그런데 정작 팬들은 하라 감독의 선택을 이해한다는 분위기다. 더페이지는 "찬반양론이 격돌한 것이 아니라, 의외로 대부분이 하라 감독을 지지했다"면서 눈에 띄는 댓글을 소개했다. "빡빡한 일정이니까", "놀랐지만 메이저리그식", "볼거리 없는 완패 경기에서 즐길 거리를 얻었다" 같은 댓글이 달렸다고 한다.

야구계에서는 찬반이 분분하다. 대체로 원로들의 반발이 거세다. 도쿄스포츠에 따르면 호리우시 쓰네오 등 요미우리 출신 야구 원로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눈쌀을 찌푸렸다.

반면 우에하라 고지는 트위터에 "내야수로 등록된 선수가 외야에 나가면 실례인가? 한정된 인원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감독의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썼다. 다르빗슈 유(컵스) 또한 "대패하는 경기에서 야수가 던져주는 것이 팀에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우에하라를 지원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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