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광주 LG전에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도운 KIA 박찬호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긴 대화를 나눴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5일 광주 LG전을 앞두고 팀 주전 유격수 박찬호(25)와 제법 긴 면담을 했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8월 1일 롯데전부터 4일 LG전까지 3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다소간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5일은 휴식을 주기로 했다. 전날(4일) 충돌(수비시 나지완과 충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윌리엄스 감독은 심리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시즌을 보내다보면 어떨 때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하면서 “타석에서 급한 모습도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 일단 하루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머리를 식히라는 배려가 있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33경기에 나가 팀 내야 한 자리를 꿰찬 박찬호는 올해 팀의 주전 유격수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적은, 지난해만 못하다. 박찬호는 6일까지 73경기에서 타율 0.242, 3홈런, 18타점, 10도루에 그치고 있다. 출루율은 0.282로 3할이 채 되지 않는다.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이지만, 공격 성적에 만족하기는 어렵다.

특히 한 번씩 찾아오는 슬럼프가 너무 길다는 지적도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기술·체력적인 면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에서 우선 그 원인을 찾은 것이다. 그런데 하루 휴식이 효과가 있었을까. 6일 광주 LG전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박찬호는 안타 2개와 도루 2개, 그리고 두 차례 득점까지 기록하며 팀의 13-1 대승에 힘을 보탰다. 적어도 6일에는 나무랄 것이 없는 활약이었다.

일단 박찬호가 살아나면, 하위타선에 생기가 돌고 그 생기가 상위타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안타를 치고 나가 두 차례 도루로 득점권까지 갔고, 후속타 때 홈을 밟으면서 원활한 타격 흐름을 만들어냈다. 가장 중요했던 5회와 6회 추가점 상황이 박찬호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8번 타순에 위치한 한승택이 홈런 두 방을 때리면서 KIA는 편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KIA는 조만간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류지혁이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1군에 복귀한다.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정도 이탈했던 김선빈은 돌아와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박찬호까지 호조를 보인다면, 내야 구상이 가장 이상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올해 부진에도 불구하고 박찬호에 대한 윌리엄스 감독의 신뢰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 그 신뢰에 보답하며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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