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첫 무실점 경기로 4승째를 거둔 두산 이영하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뭔가 딱 넘어가야 하는데, 그때 딱 맞아서 2~3점 주는 게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팀의 토종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는 이영하(23)의 올 시즌 상대적 부진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될 듯, 될 듯 안 된다는 게 김 감독의 표현이었다. 김 감독은 7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뭔가 딱 넘어가야 하는데, 딱 맞아서 2~3점 주는 게 있다. 특별히 다른 것보다 그런 부분이 안 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아쉬워했다.

실제 이영하는 7일 잠실 롯데전 이전까지 15경기에서 3승6패 평균자책점 5.62에 머물고 있었다. 초반에는 구위가 지난해만 못한 모습이 보였다. 여기에 볼넷이 많았고, 김 감독의 말대로 승부처를 쉽게 넘기지 못하며 실점이 불어났다. 인플레이타구타율(BABIP)도 0.352로 데뷔 이후 최고치였다. 잔루 비율은 지난해 70.3%에서 올해 62.5%로 뚝 떨어졌다. 승부처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그래도 구위는 나쁘지 않은 만큼 곧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나보다 본인이 제일 아쉬울 거다. 작년에 비해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것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결혼하고 책임감도 생기다보니 조급한 마음도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그리고 이영하는 김 감독의 기대대로 그 ‘승부처’를 넘겼다. 혼신의 투구로 승리 요건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영하는 7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4볼넷을 기록했으나 만루 상황에서 두 차례나 실점하지 않는 등 힘을 낸 끝에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영하의 올 시즌 첫 무실점 경기였다.

올 시즌 유독 고전했던 승부처에서 실점하지 않은 게 결정적이었다. 숱한 위기를 넘겼다. 2회에는 동료 도움을 받은 게 결정적이었다. 2회 선두 한동희에게 우전안타, 마차도에게 2루타를 맞고 무사 2,3루에 몰렸으나 안치홍의 우익수 뜬공 때 우익수 박건우가 정확한 송구로 3루 주자 한동희를 홈에서 잡아내며 한꺼번에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벌었다.

5회에는 1사 후 김준태에게 볼넷, 김재유에게 우전안타, 정훈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손아섭의 1루 땅볼, 전준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실점하지 않았다. 6회에도 1사 후 한동희 마차도에게 연속 안타, 2사 후 김준태에게 볼넷을 내줘 다시 만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김재유를 헛스윙 삼진을 처리하고 불을 껐다.

투구 수를 봤을 때 6회 김재유가 마지막 타자가 될 것은 유력해 보였다. 이영하도 있는 힘껏 공을 던지며 결국은 그 승부를 이겨냈다. 마지막 삼진을 잡을 때의 공은 151㎞가 나왔다. ‘이번에는 이겨내보겠다’는 강한 의지는, 올 시즌 개인 첫 무실점 경기로 이어졌다. 다만 팀이 4-0으로 앞선 8회 대거 7점을 내주고 무너지며 시즌 4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