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불펜에서 많은 임무를 요구받고 있는 홍건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두산과 KIA는 6월 7일 내야수 류지혁과 우완 홍건희를 맞바꾸는 트레이드에 합의한다. 당시까지만 해도 여론은 류지혁을 얻은 KIA가 유리한 딜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금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홍건희가 좋은 활약을 하고 있어서다. 홍건희는 두산 이적 후 23경기에서 28이닝을 던지며 8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4.18로 나쁘지 않은 편이다. 흔들리는 두산 불펜에서 큰 몫을 하며 이제는 어엿한 필승조로 승격했다. 

마무리 함덕주가 가벼운 팔꿈치 통증으로 빠진 가운데, 홍건희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당분간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홍건희를 중용할 뜻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7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정말 중요한 상황에서는 홍건희가 먼저 들어갈 수 있다. 팀에서 가장 안정적이다. 제구력도 좋아졌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라고 봐야 한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그러다보니 점점 어깨에 짐이 커진다. 더 많은 경기에, 그리고 더 중요한 상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홍건희는 7월 20일 이후 팀이 치른 13경기 중 9경기에 나갔다. 최근에는 연투도 잦다.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3연투를 한 홍건희는, 이틀을 쉬고 5일부터 7일까지 다시 3연투를 했다. 편한 상황도 아니었다. 추격조로 나설 때와 빡빡한 상황에서의 필승조로 나설 때의 부담이 같을 수는 없다.

홍건희로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짐이다. 홍건희는 KIA 시절 선발 유망주로 뽑혔다. 불펜에서 필승조 임무를 해본 경험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실제 올해 두산에 오기 전 홀드와 세이브 기록이 새겨졌던 마지막 시즌은 2016년(4세이브5홀드)이었다.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큰 도전은 도전이다. 이를 이겨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7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4-1로 앞선 8회 무사 2,3루 상황에서 등판했으나 결국은 역전을 허옹했다. 김준태를 중견수 희생플라이, 김재유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을 때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정훈에게 10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손아섭과 승부도 결국 볼넷이었고, 이어 전준우에게 좌월 만루홈런을 맞고 3실점한 채 강판됐다. 두산으로서는 뼈아픈 역전패였다.

다만 두산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 함덕주의 부상으로 박치국 홍건희 이현승 등에 걸리는 부담은 가중될 것이다. 또 함덕주가 다음 주 돌아온다고 해도 홍건희가 중요한 순간에 투입될 것이라는 대전제는 바뀌지 않는다. 경험해보지 못한 짐을, 현명하게 짊어지고 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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