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그아웃이 아닌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는 잭 그레인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야구 선수들은 이닝 중간에 더그아웃으로 향한다. 다음 공격이나 수비를 준비하기 위해서, 또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다. 선발투수들은 팀이 공격을 하고 있을 때 더그아웃에서 쉬며 다음 이닝 전략을 짠다.

그런데 이 관행을 과감하게 거부한 선수가 나타나 화제다. 사이영상 수상 경력에 빛나는 베테랑 투수 잭 그레인키(37·휴스턴)다. 더그아웃이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준비하는 독특한 자기 방식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레인키는 8일(한국시간) 오클랜드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런데 이날 투구보다 더 화제를 모은 것은 그레인키가 앉아 있는 곳이었다. 최근 즐겨찾는 관중석이었다.

그레인키는 이날 등판 전부터 동료들과 떨어졌다. 동료들이 더그아웃에 있는 것과 달리, 그레인키는 더그아웃 위쪽의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준비했다. 이닝 중간에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관중석으로 직행했다. 몸이 식지 않도록 점퍼를 입고 경기를 느긋하게 지켜봤다. 

이날 선발 등판이라는 것을 사실을 모른다면, 그냥 관중석에서 경기를 구경하는 관계자로 보일 정도였다. 당연히 그레인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레인키는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편안하게 앉아 있었다. 동료들로부터 스스로 격리를 시킨 셈이었다. 코로나 시대가 만든 웃지 못할 일이었다. 당분간은 계속 이런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경기 결과에서 보듯이 투구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았다. 그레인키는 등판이 끝난 뒤에도 관중석에서 나머지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는 연장 13회 끝에 오클랜드가 3-2로 이겼다. 그레인키는 경기 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파트에서 보기 즐거운 경기였다. 단지 좋은 야구 경기였다”고 관중석에서 야구를 본 소감을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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