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잠실 두산전에서 심판들에 강력 어필한 허문회 롯데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6회 강우콜드 무승부(1-1)로 끝난 8일 잠실 롯데-두산전에서는 잠시 소란스러운 장면이 있었다. 4회초 롯데의 공격이 끝난 직후, 허문회 롯데 감독과 심판위원들의 말다툼이 그것이다.

마차도가 삼진을 당하는 과정에서 볼 판정에 다소간 불만을 가진 듯했다. 알칸타라의 강속구가 바깥쪽 낮은 코스를 찔렀는데 마차도는 배트가 나가다가 말았다. 장준영 주심의 판정은 삼진이었다. 스윙 여부를 떠나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왔다는 판정이었다. 

마차도는 배트와 헬멧을 던진 뒤 다소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를 본 장 심판위원이 주의를 주기 위해 다가섰다. 마차도는 뭔가를 해명하는 듯했다. 그 사이 허문회 롯데 감독이 총알같이 뛰어나와 장 심판위원과 마차도 사이를 막아섰다.

허 감독은 일단 마차도를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낸 뒤, 자신이 심판에게 대신 항의를 했다. 분명 허 감독도 볼 판정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양자 사이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허 감독도 다소간 흥분한 표정으로 쉽게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코치들이 허 감독을 말렸으나 허 감독의 화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그 사이 심판위원들이 모여 제지를 하려고 했으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양측의 감정이 더 상하는 광경이 있었다. 3루 관중석에서는 약간의 야유도 나왔다. 사실 마지막은 퇴장도 불사한 듯한 인상이었다. 다만 퇴장 등 다른 조치는 없었다. 아슬아슬했던 허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돌아갔고, 심판위원들도 다시 자리로 돌아와 4회말 두산 공격을 준비했다. 사실상 경기 지연은 없었다.

불만도 불만이지만, 일단 선수와 심판 사이의 언쟁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허 감독 스스로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른 팀 감독들에게서도 비슷하게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이다. 심판 볼 판정에 대한 어필은 간혹 퇴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고, 이는 팀 전력에 해가 된다. 반대로 감독이 일단 제지를 하면, 어떻게든 무마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도 총알 같이 나왔다는 점에서 롯데 팬들은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을 떠올렸을 법하다. 로이스터 감독 또한 비슷한 상황에서 재빨리 뛰어나와 이를 중재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이 더 강하게 어필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온화하지만 고집이 있는 편”이라는 외부 평가를 받는 허 감독도 순간적으로 자신의 캐릭터가 드러났을지도 모른다. 

다만 사태가 더 커지지는 않았고, 허 감독은 언제 화를 냈느냐는 듯 이후로는 조용히 더그아웃을 지켰다. 거리두기에 육성 응원이 금지되어 있는 구장에서 사태가 더 커져봐야 좋을 게 없다는 것을 허 감독과 심판위원들 모두가 알고 있었다. 허 감독은 우천 중단시에는 정훈 등 선수들과 밝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더 이상 심판진과 앙금이 드러난 장면은 없었다. 이날 무승부를 기록한 롯데는 9일 다시 6연승에 도전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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