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연소 2000안타 기록을 조준하는 롯데 손아섭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지난해 KBO리그에서는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한 선수가 총 62명이었다. 팀당 6명 정도이니 생각보다 많지 않은 숫자다. 2년 연속, 3년 연속 이를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숫자는 계속 떨어진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큰 부상이라도 한 번 당하면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 타격 능력은 물론 성실함까지 갖춰야 이룰 수 있는 연속 기록이다. 그런데 손아섭(32·롯데)은 그 기록을 11년 연속이나 했다. 2007년 1군에 데뷔한 손아섭은 2010년 129안타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쳤다. 그리고 8일 잠실 두산전에서 2020년 시즌 100번째 안타를 기록했다. 

11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는 KBO리그에서 손아섭까지 9명만 달성한 기록이다. 현역 선수로는 김태균(한화·13년), 정근우(LG·13년), 최형우(KIA·12년), 이대호(롯데·11년), 김현수(LG·11년), 그리고 손아섭만이 이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양준혁 박한이가 가지고 있는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에 도전할 만한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아직 만 32세의 선수지만, 손아섭은 적어도 타격의 정확성에서는 KBO리그의 전설적인 선수들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손아섭은 8일까지 1군 통산 1814안타를 기록 중이다. 이는 KBO리그 역대 18위 기록이자, 현역 선수로는 김태균 김주찬 최형우 정근우 이대호에 이어 6위를 달리고 있다. 앞선 5명의 선수들 중 가장 어린 선수는 1983년생의 최형우다. 손아섭은 최형우보다도 5살이 어리다.

손아섭의 안타 행진은 이제 더 값진 단계를 노린다. 지금처럼 건강하게 꾸준하게 안타를 생산한다면, 올 시즌이 끝날 때쯤 손아섭은 통산 1900안타 언저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내년에는 12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그리고 기념비적인 2000안타를 비슷한 시기에 달성할 수 있다. 2000안타는 KBO리그 역대 11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최연소 2000안타도 유력하다. 종전 기록은 장성호로 만 34세 11개월이었다. 1988년 3월생인 손아섭은 만 33세에도 달성이 가능하다. 장성호의 기록을 1년 이상 앞당길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최소 경기 기록은 이병규(LG)의 1653경기다. 손아섭은 통산 경기당 1.22개의 안타를 치고 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놓고 보면 이 또한 조준이 가능하다. 

지난해 다소 부진했지만, 올해 정확도와 안타 생산에 있어서는 예전의 모습을 상당 부분 되찾은 듯한 페이스다. 타율은 0.347에 이르고, 삼진 비율(10.5%)은 개인 경력에서 가장 낮다. 오히려 볼넷이 삼진보다 더 많다. 아직 전성기에 있을 나이에 방망이에 힘이 떨어졌다는 느낌은 없다. 손아섭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위대한 발걸음을 지금도 착실하게 내딛고 있을지 모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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