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이 붙인 격문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포기하는 선수는 프로자격 없다'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유관중 경기 전환 이후 두 번째 홈 경기에도 관중들이 찾아 '하나원큐 K리그1 2020' 15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성남FC의 경기가 열렸다.

비가 쏟아지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인천은 12팀 중 유일하게 개막 후 14경기 무승(5무 9패, 승점 5점)으로 독보적인 꼴찌를 달리며 팬들을 맞았다. 11위 성남(14점)과는 경기 전까지 9점이나 차이가 났다. 무조건 이겨서 격차를 좁히지 않으면 강등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올해는 상주 상무가 성적에 상관없이 강등, 1팀만 잔류 여부를 확인한다. 상주가 꼴찌면 11위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꼴찌팀은 자동 강등되고 K리그2(2부리그) 1위와 PO 최종 승자가 승격한다. 인천의 운명이 풍전등화인 이유다. 

제주 유나이티드를 맡았던 조성환 감독을 빠르게 선임했지만, 이임생 전 수원 삼성 감독과 접촉하는 등 구단 행정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냈고 경기 전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이 사임하고 임중용 수석코치가 해당 보직을 물려받는 등 혼란은 이어졌다.

그래서 승리는 필요했다. 1천556명의 팬은 '일단 살고 보자'라며 '생존왕'의 근성이 살아나기를 기대했다. 조 감독의 데뷔전 승리도 반드시 필요했다. 첫 경기에서 분위기를 잡고 가지 않으면 내년까지 계약된 그의 운명도 언제 다시 바람앞의 등불이 될지 몰라 더 그렇다.

인천 고위 관계자는 "밖에 알려진 것과 달리 분명 서로 상의를 하고 감독을 결정했다. 워낙 외부 소문이 많아서 민감하게들 여겼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상철 감독 복귀 시도와 이임생 전 수원 삼성 감독 영입 해프닝 등만 보더라도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응원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육성 응원 자제를 부탁한다"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가 계속됐지만, 절박한 팀 상황에서 마냥 조용하기에는 부족했다. 박수를 치며 시작한 응원은 서서히 함성으로 변화했다. 일부는 심판을 향해 소리치기도 했다. 분명 규정 위반이었다. 성적 앞에서는 합의로 만든 권고도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후반 12분 나상호에게 프리킥으로 골을 내주면서 인천은 더 다급해졌다. 조 감독의 얼굴도 굳어갔다. 투혼으로 뛰었지만, 나상호에게 두 골을 내주며 0-2로 패하며 승점 3점은 따라오지 않았다. 성남은 승점 17점으로 6위가 됐고 인천(5점)은 11위로 떨어진 수원 삼성(14점)에 9점 차로 벌어졌다. 경기를 치를수록 애만 태우는 인천이다. 조 감독이 없는 힘까지 쥐어짜서 리그를 끌고 가야 할 판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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