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신임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자신을 영입한 실무자가 경기 전 사임했다는 소식은 분명 당황스러운 일이다.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신임 감독의 하루는 롤러코스터 그 자체였다.

조 감독은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15라운드 성남FC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렀다. 열심히 뛰었지만, 팀은 나상호에게 두 골을 내주며 0-2로 패했고 꼴찌를 유지했다. 11위 수원 삼성에 승점 9점 차였다.

"응원 보내준 팬들께 실망스러운 모습 보여주지 않고 잔류의 희망, 즐거움을 드리고자 준비를 했다"라며 말문을 연 조 감독이다. 경기 내용을 두고도 "세트피스나 득점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수비적인 부분은 잘 됐지만, 조급한 마음에 추가 실점을 했다. 선수들이 1%씩 부족한 것을 메워나가면 긴 터널을 빠져나가지 않을까 싶다"라며 의지를 보였다.

과거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에도 인천과 비슷하게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 조 감독이다. 그는 "제주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있었다. (인천을 보니) 계속 이기지 못해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하고 쫓겨서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것 같더라. 누구를 탓할 문제는 아니다. 이기려고 99% 노력을 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개인이 메워 나가야 한다. 기술적이든 멘탈이든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가야 한다. 더 큰 노력을 해야 한다"라며 정신 통일을 강조했다.

인천은 유상철 명예 감독을 복귀시키려고 했다가 비판을 받자 지난달 수원 삼성에서 사임한 이임생 감독을 선임하려다 합의에 실패했다.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다. 

경기력도 그렇다. 그는 "밖에서 본 경기 중 수비 위치가 낮았다. 그래서 볼 점유율을 상대방에게 많이 내줬다. 체력 문제도 있었다. (15경기에서) 8골만 넣었는데 유효 슈팅도 상대에게 많이 내줬다. 라인을 올려서 빠른 공수 전환으로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공격 준비를 잘하겠다"라며 문제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천수 전력강화실장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 실장을 이날 경기 전 사임했다. 자신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던 인물이다.

조 감독은 "사실 이천수 실장의 제안을 받았고 어려운 결정해준 것에 고맙게 생각했다. 함께 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사임하다니) 굉장히 아쉽다. 서로 간의 역할을 잘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않았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수시로 감독을 바꿨던 역사를 거론하며 "인천에 와서야 7년간 7명의 감독이 바뀌었다고 들었는데,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잘못이다. 각자 위치에서 잘해야 한다"라며 분업화 속 단합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생존왕'으로 불리는 인천이지만, 올해는 정말 강등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조 감독에게도 인천 지휘봉은 도박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그 부분(강등)도 우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강해야 한다. 강등과 상관없이 매경기 팬들이 계신다. 개인적인 자존심도 있지 않을까. 자존심을 위해서도 그렇고 힘없이 강등당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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