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타일러 윌슨.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신원철 기자] LG 타일러 윌슨이 투구 폼 교정 후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4일 광주 KIA전에 이어 9일 고척돔 키움전까지 2경기 모두 6이닝 2실점 1자책점으로 결과가 같다. 표면적으로는 바꾼 투구 폼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록을 살펴보면 윌슨은 아직 자신과 싸우고 있다. 

바꾼 투구 폼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만 해당한다. 7월과 8월 주자 있을 때, 그리고 없을 때 피출루율을 보면 윌슨이 아직 바뀐 폼에서 투구 밸런스를 잡기 어려워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피안타율은 낮아졌는데 피출루율은 올랐다. 볼넷이 그만큼 많아졌다. 

주자 없을 때 피출루율(볼넷)
7월 0.323(66타석 3볼넷) / 8월 0.474(19타석 5볼넷)

심판진의 의견과 달리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은 윌슨의 과거 투구 폼에 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흥미롭다. 단초를 제공했던 kt 이강철 감독은 심판진과 다른 문제를 지적했다고 의아해했다. 투구 폼 교정 후 처음 상대했던 KIA의 맷 윌리엄스 감독에 이어 9일 키움 손혁 감독 역시 윌슨의 폼에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어쨌든 윌슨은 숙제를 받았고, 그 숙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자 없을 때 피출루율 0.474는 그가 여전히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 하고 있다는 증거다. 

▲ LG 타일러 윌슨. ⓒ 곽혜미 기자
그럼에도 윌슨의 '클래스'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주자 있을 때 피출루율이다. 원래 던지던 폼에서는 예전보다 더 안정감을 보였다. 무사에 주자를 두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도 실점은 최소화했다. 비자책점을 포함해도 2경기 12이닝 동안 피안타 12개, 4사구 7개를 내주고도 4실점이다. 

주자 있을 때 피출루율(볼넷)
7월 0.328(62타석 6볼넷) / 8월 0.286(37타석 1볼넷) 

코칭스태프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윌슨이 바뀐 폼에도 적응할 것으로 기대했다. 류중일 감독은 4일 경기 후 "윌슨은 아주 영리한 친구니까 더 완벽하게 던질 것이다. 처음에는 뒷다리가 뒤에 갔다가, 옆에서 올라오다가 뒤에서 가니까 밸런스 축이 조금 무너지는 것 같던데 다리가 점점 가운데 쪽으로 오더라. (전보다)더 편하게 봤다"고 낙관론을 폈다. 

윌슨과 케이시 켈리 모두 시즌을 치르면서 완연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윌슨은 지난해 만큼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는데다 투구 폼 지적까지 받는 '이중고'를 겪었다. 그럼에도 다음 투구를 기대하게 만드는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선발진에 안정감을 더해줬다. 

스포티비뉴스=고척돔, 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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