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램파드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프랭크 램파드 감독의 첫 시즌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첼시는 9일(한국 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아레나에서 열린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바이에른뮌헨에 1-4로 대패했다. 애초에도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0-3으로 완패한 터라 8강 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1,2차전 합계 1-7의 완패. 동시에 이번 시즌 '무관'을 확정짓는 패배였다. 하지만 냉혹한 평가보단 미래를 향한 밝은 전망이 뒤따랐다. 선발 명단에서 공격진을 이룬 메이슨 마운트, 태미 에이브러햄, 칼럼 허더슨 오도이는 모두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다. 리스 제임스 역시 이번 시즌 1군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선수. 어린 선수들이 '독일 최강' 바이에른뮌헨을 만나 수비적으로 물러서는 대신, 적극적으로 맞서면서 얻은 결과였다.

첼시는 2019-20시즌을 불안 속에 시작했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부임 한 시즌 만에 유벤투스로 떠나버렸고, 감독으로선 초보인 램파드가 지휘봉을 잡았다. 여기에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영입 금지 징계를 받아 전력 보강도 불가능했다. 램파드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중용하면서 시즌을 치러야 했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보니 당연히 경기력에 안정감은 부족했다. 좋은 경기를 하다가도, 하위권 팀들에게 무너지곤 했다. 하지만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매력적인 공격 전개로 팬들의 박수도 이끌어냈다.

또 최악의 상황에 가기 전에 늘 저력을 보여주며 살아났다. 9라운드에서 4위에 오른 이후 단 한 번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최우선 목표로 삼았던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는 늘 손에 넣고 있었던 셈이다.

FA컵 결승에도 오르는 성과를 냈다. 아스널에 1-2로 패한 것이 아프긴 했겠으나, 초보 감독과 어린 선수단을 고려하면 약이 될 수도 있는 경험이다.

2020-21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미 하킴 지예흐와 티모 베르너가 팀에 합류했다. 여기에 골문과 중앙 수비 등 취약 포지션을 보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램파드 감독의 스타일에 맞는 선수들, 특히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영입해 팀을 강화할 계획이다. 

램파드 감독은 바이에른뮌헨전을 마친 뒤 "간단한 일이 아니다. 현재는 발전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에덴 아자르, 디에고 코스타, 페트르 체흐, 존 테리, 디디에 드로그바 같은 선수가 있었다. 프리미어리그 타이틀을 두고 매년 경쟁했고, 결승이나 준결승엔 꾸준히 나섰다.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니란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상황을 냉정히 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

이어 "우린 더 많은 것을 원하지만, 현재 구성된 팀으로선 뭔가 이뤄냈다는 느낌이다. 지금은 어딜 더 발전시킬 수 있는지 생각할 때"라고 덧붙였다.

위르겐 클롭(리버풀), 주제프 과르디올라(맨체스터시티)가 그랬듯 스타일이 묻어나는 강팀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첼시의 이번 시즌 '무관'이 실망감을 주기보다,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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